거제여성장애인연대… '눈물겨운 홀로서기'
거제여성장애인연대… '눈물겨운 홀로서기'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1.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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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지원 전무29일 공간마련 위한 일일주점

“교육ㆍ자활 프로그램 통해 존중감 찾아갈 것”

거제시여성장애인연대 소속 여성 장애인들이 토피어리 작업을 하고 있다. 토피어리 수업은 연대 여성 장애인의 자활 프로그램 중 하나로 거제시여성장애인연대의 대표적인 사업이다(토피어리는 자연 그대로의 식물을 여러가지 동물 모양으로 자르고 다듬어 보기 좋게 만드는 기술 또는 작품을 말함).
영화 '도가니'의 사회적 반향이 커져가는 분위기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 촉구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작 거제 여성장애인들의 대변체인 거제시여성장애인연대(회장 정경란, 이하 여성장애연대)는 사무실 한 칸 없는 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아프게 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재창립한 여성장애연대는 1년 6개월 동안 사무실을 마련하지 못했다. 임시방편으로 인근 장애인 단체에 책상 하나를 놓고 더부살이를 하고 있지만 환경이 열악하다.

허름한 건물 3층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상황에서 대부분 중증 장애인으로 구성된 연대 회원들에게는 그나마의 임시 사무실 역할도 하지 못한다는 게 연대 회원들의 호소다.

여성장애연대는 현재 뇌병변, 지적장애인, 신체장애인으로 구성된 70여명의 회원들이 서로 소통하며 공동체의 일원으로 당당히 건재해 가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의 지원은 전무한 상태다. 연대 관계자에 따르면 설립된 지 2년이 지나지 않은 단체는 시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거제시 안에 너무 많은 장애인 단체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자립도가 보장된 단체에게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게 그 이유다.

김연화 여성장애인연대 사무국장은 '서운함'을 토로한다. 생활수준이 열악한 장애인들 단체가 자립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행정적 지원인데 자립하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

지원은 물론 사무실도 없지만 여성장애연대는 장애여성들의 인권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거제시장애인수영동아리, 여성장애인기능습득교육, 아동ㆍ여성 폭력근절캠페인, 장애인 편의시설 모니터링 등은 거제장애여성들의 자립과 인권 신장을 위한 눈에 띄는 성과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연화 국장은 "여성장애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존엄성'을 찾는 일이다. 그 존엄성은 미약하나마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을 때 생겨난다. 여성장애인연대가 존속해야 하는 이유다. 남들이 보기엔 작은 일이라도 그 일을 통해 여성 장애인들은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난 21일 말했다.

다양한 활동으로 여성 장애인들의 사회적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사무실이 없는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많다고 김 국장은 토로했다.

지적 장애인의 경우 시간 개념이 희박한데 오후에 행사가 잡혀도 새벽 일찍 고현에 나와 방황하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할 수 없이 김 국장이 차에 실어 하루 종일 동행하고 있지만 다른 회원들도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 힘에 부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여성장애인연대는 스스로의 힘으로 사무실을 마련하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부쳤다. 오는 29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밤 11시까지 고현동 갤러리 바에서 '장애여성 공간마련을 위한 일일 주점'을 준비하고 있는 것.

고현 시내 비싼 사무실 임대료를 감당하기 턱도 없지만 어떻게든 자생적 노력을 통해 '자신들만의 쉼터'를 마련해 보겠다는 노력의 일환이다.

힘든 상황이지만 여성장애인연대는 여성장애인들에 대한 다양한 플랜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주안을 두는 부분이 여성장애인에 대한 '교육'이다.

어쩔 수 없이 교육의 기회를 단절당한 여성장애인들에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큰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글교실, 반찬만들기 교육, 동료 상담 등 재가여성장애인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알찬 교육으로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거제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김연화 사무국장은 호소한다.
복지사각지대에서 고통받고 있는 거제여성장애인들의 자활적 노력에 거제시민들이 어떻게 부응해야할까?

시민들의 조그만 후원, 관심, 격려에도 그녀들은 지역사회의 일원이라는 존중감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지역사회의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후원 문의 : 거제여성장애인연대 김연화 사무국장 010-8231-2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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