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신문
  • 승인 2011.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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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광의 원고지로 보는 세상(191)

문명왕후(文明王后) 김씨는 신라 제29대 태종무열왕의 비(妃)로 이름은 문희(文姬)요 김유신(金庾信)의 누이다.

어느 날 언니 보희(寶姬)가 꿈에 서형산(西兄山:지금의 선도산)에 올라 오줌을 누니 장안이 오줌바다로 변했다. 꿈 이야기를 들은 문희는 비단치마를 주고 그 꿈을 산다. 이로 인해 훗날 김춘추와 결혼하여 왕비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전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꿈의 예언을 믿는 경우가 많다. 간밤에 꿈이 뒤숭숭하면 출근하는 남편에게 꿈자리가 사나우니 조심하라 일러두고, 꿈에 멀리계신 어머니 얼굴이 보이면 혹시 아프시지나 않는지 전화를 하게 된다.

조사에 의하면 돼지꿈을 꾸면 67%의 사람들이 복권을 산다고 한다.

보르네오에 사는 원주민 중에는 남편 꿈에 자기 부인이 다른 남자와 간통하면 실제 간통으로 여겨 이혼하게 된다. 이는 모두 꿈의 예지력(豫知力) 때문이다.

'꿈보다 해몽이 좋아야 한다'고 꿈은 해석이 중요하다. 과거 떠날 선비가 항아리 목이 떨어지는 꿈을 꾸자 이건 틀림없이 낙방할 징조라 여겨 과거를 포기한다. 상심하고 있을 때 도인이 나타나 목이 떨어졌으니 모가지를 쥘 수 없어 두 손을 받쳐 안아야 한다. 그 모양이 합격증을 받아드는 것과 같으니 급제할 꿈이라고 했다. 정말 선비는 과거를 보아 급제했다고 한다.

이성계가 꽃이 떨어지는 꿈을 꾸고 상심할 때 무학대사는 '화락능성실(花落能成實:꽃이 떨어지니 열매가 맺힌다)라는 해몽으로 장래를 예언한다. 창세기 41장에 일곱 암소와 이삭의 꿈을 꾼 이집트 파라오의 꿈을 해석하여 재상이 된 요셉의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다.

100년 전 용과 호랑이 꿈을 팔았던 매매계약서가 경주에서 발견되어 화제다. 일반적으로 용은 소원성취를, 호랑이는 권력과 명예의 표상으로 태몽으로는 최고로 친다.

당시에 돈 천량에 이 꿈을 샀다고 했는데 천량이면 논 두마지기 값은 족히 된다고 하니 꿈에 대한 기대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 같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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