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섬, 그곳엔 즐거움과 추억이 있었다
딱섬, 그곳엔 즐거움과 추억이 있었다
  • 거제신문
  • 승인 2011.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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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 학생명예기자

'띠리링~ 띠리링~' 수업종이 울리자 나는 교실을 벗어났다. 아빠가 소속된 야구 회원들끼리 딱 섬으로 놀러가기로 했던 것이다.

그렇게 모인 우리들은 통영 달아공원으로 달려갔다. 딱섬에 가려면 배를 타야했기에 30분 정도 조용한 산길을 걸었다. 산길이라도 너무 힘들어서 내 뱃속은 토할 것처럼 심하게 요동을 쳤다.

그러나 선착장에 도착해 출렁이는 바다와 조그만 배가 눈앞에 펼쳐지자 조금은 누그러졌다. '마지막으로 배만타면 이제 고생 끝이다. 아차! 배 멀미가 남았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벌써 섬에 도착해 있었다. 채 3분도 걸리지 않았다.

먼저 짐을 푼 우리들은 싸가지고 간 충무김밥을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남산만 해진 배를 둥둥거리며 낚시를 하러 바다로 내려갔다. 아빠와 삼촌들은 낚싯대로 물고기를 잡고, 나는 줄낚시로 물고기를 잡았다. 내가 삼촌들보다 훨씬 더 빨리 물고기 한 마리를 낚아 올렸다. 땅바닥을 끌면서 잡힌 이쁜 물고기. 아빠는 그 물고기 이름이 '오줌쌔이(?)'라고 하셨다. 너무너무 재미있는 물고기 이름이다.

낚시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어느덧 해는 어둑어둑 저물어가고 갑자기 추워진 기온에 온 몸이 떨려왔다. 이젠 숙소로 가야 할 시간. 그곳엔 처음 보는 6학년 오빠가 와 있었다. 이름은 김민서. 여자이름 같았다.

금방 친해진 우리는 서로 학교 이야기를 하며 시간가는 줄 몰랐다. 오빠학교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학교 말썽 정도는 보통이었다. 은행나무에 올라가 은행을 던져 지나가는 친구가 다치고, 철봉위에 올라가 춤추다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수업시간에 창문에서 돌이 핑핑 날아오고, 무섭다 못해 소름이 끼쳤다. 그렇게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다 순식간에 스르르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나를 맞이한 건 짙은 초록색의 바다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섬을 떠나려니 아쉬운 마음에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됐다. 차를 타고 졸면서 꿈을 꾸었다. 다시 배를 타고 딱섬에 가는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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