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세기 초 애국지사들이 국민계몽운동의 일환으로 세운 학교는 의숙(義塾)이었다. 의숙은 뜻있는 사람들이 의연금(義捐金)을 모아 설립한 학교라는 뜻이다.
전북 순창에 가면 '옥천인재숙'이 있다. 시험에 통과한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각반 50명씩 구성되어 있다. 교육 때문에 도시로 빠져나가는 인구의 유출을 막고 지역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순창군에서 예산전액을 책임진다.
전교조 등 일각에서는 옥천인재숙이 공교육을 붕괴시키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 위주의 교육으로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수도권 유명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이 늘면서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자산업이 발전하지 못했던 60-70년대 일본 내셔널 상표(파나소닉)가 붙은 라디오 하나 가지는 것이 꿈이었다. 내셔널 상품은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창립한 회사 제품이다.
집안 사정으로 초등학교 4학년 중퇴의 학력으로 아흔 넷의 나이로 운명할 때까지 산하 570개 기업에 종업원 13만 명을 거느린 대기업의 총수였던 마쓰시타는, 그가 죽고 나서 재산을 정리해보니 자기 개인이름으로 재산을 모은 통장이나 주식 하나 없었다. 그는 모든 수입을 회사원들의 복리와 사회사업을 위해 썼다.
마쓰시타 정경숙(政經塾)은 마쓰시타가 국가지도자를 기르겠다며 70억 엔의 사비를 들여 가나가와(神奈川)현에 설립한 정치 엘리트 교육기관이다.
우수한 인재들을 모아 무상으로 최고의 교육을 시킨 탓에 33년간 의원 53명과 총리까지 배출했다.
옥천인재숙처럼 지역 인재를 기르는 일에 투자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길 줄 아는 행정과, 거제에 있는 대기업에서도 마쓰시타 정경숙 같은 최고의 시설을 가진 좋은 교육기관을 설립해서 거제 인재의 산실이 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