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장날 것 같지않은 끝장토론도 해 보고 몇몇 국회의원은 여야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차기 총선불출마라는 별로 효과가 없을 것 같고 국민들의 관심도 없는 의연한 결단을 해 보기도 한다.
한미 FTA 반대론자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12개의 독소조항(래칫조항, ISD, 비위반제소, 자본금융시장 완전개방, 공기업 민영화 등, 자세한 내용은 지면 관계상 생략함)을 보면 우리의 경제주권이 약화되고 우리나라의 서민이나 중소기업이 더욱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경고는 일리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미 FTA 찬성론자들은 대외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다자간 무역협정인 WTO나 양자간 무역협정인 FTA를 통해 무역장벽이 없거나 낮은 해외 시장을 확보해야 된다는 점인데 이 또한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 역시 우리나라의 국익과 우리국민의 이익에 따라 행동함으로 한미 FTA가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한미 FTA를 통과 시키려고 할 것이다
국제관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 오직 국가 이익만 존재할 뿐이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대립할 수 있다.
또한 '강대국은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고 약소국은 그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라는 투키디데스의 말처럼 냉엄한 국제정치 현실 속에서 미국이 우리보다 강대국이므로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과거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에 우리나라가 경험한 것처럼 군사적 강압에 의한 물리적 굴욕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21세기의 국제정치는 아니지만 경제적, 문화적, 외교적 압박에 의한 우리의 이익을 상당 부분 양보해야 될 상황은 빈번이 일어날 수 있다.
과연 한미 FTA가 우리나라에게 이익이 될지, 미국에게 이익이 될지 아니면 양국 모두 에게 이익이 되거나 반대로 양국 모두에게 불이익이 될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애매한 상황이다. 별들에게 물어 볼 수도 개콘의 애정남에게 물어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외교에서는 여야가 없고 진보와 보수가 없으며 오직 국가이익만이 존재할 뿐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우리의 이익을 추구하고 미국도 미국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우리 국회가 여당의 일방적 강행처리와 야권의 물리적 저지 등 양보 없는 극한 대립으로 가는 것은 안된다.
끝가지 여야는 협상하여 합의 처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설득이 불가능하다고, 미국의 비준이 통과 되었으니 급하다고, 정권심판을 위해 총선및 대선과 연계해야 된다고 계속 충동한다면 이번 국회는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자격이 없다. 동의가 되든지 부결이 되든지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야만 국가 이익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