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어김없이 보이는 노란색 깃발들. 학교 가는 길에 동네 곳곳에서 노란 깃발과 함께 서 계시는 할머니들, 녹색 어머님들이 보인다.
이젠 서로 하도 많이 만나서인지 정이 들었다. 서로 볼 때마다 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내 얼굴에는 항상 웃음이 번진다. 반면 볼 때마다 반갑기는 하나 한편으로는 마음이 점점 안쓰럽다. 연세도 많으신데 건강은 허약해지시지나 않나 하는 맘이 들 수밖에 없다. 더구나 날씨도 점점 추워지고 있는 터라 혹시라도 감기에 걸리시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가끔 학생들은 안전 지도를 해 주시는 어르신들께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고 무뚝뚝하게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이런 어르신들을 누가 좋게 대해주어야 할까? 그건 자라나고 있는 우리들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직 우리들을 위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란 깃발을 잡으신다. 그런 어르신들과 녹색어머님들의 마음을 몰라주고 휙 지나쳐 버리는 우리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를 위해 안전 지도를 해주시는 어르신들을 그냥 지나치는 것은 마음에 큰 상처를 드리는 것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든다.
이런 대접을 받는다면 일을 할 힘이 생기지 않으실 것 같다. 할머님들께서는 우리의 미소와 인사만으로도 삶의 활력을 느낄 수 있으실 것이다.
또 추운 날씨에 고생하시면서 아침에 차가운 바람과 사투를 벌이시는 모습을 대하면 '아무 탈 없이 안전지도를 하시다 돌아가셨을까?'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어머니께 "왜 이렇게 이른 아침 저렇게 봉사를 하세요? 자식들도 맘이 아프실 것 같아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어머니는 "매일 학생들을 위해 봉사하는 할머님들과 어머님들은 우리 어린 친구들이 안전하게 등교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시고는 오히려 행복해 하신단다"라고 대답을 해주셨다.
그분들의 가족들도 적당한 일이 어르신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을 아시는지라 아침 교통 지도 후 더 잘해주신다는 말도 들어 조금 더 안심이 됐다.
만나면 상냥하게 서로 인사를 하고 항상 미소로 대한다면 어르신들은 많은 연세에도 이런 일 속에서 활력을 찾으실 것이다.
학생들의 미소 하나가 할머님들과 녹색어머님에게 보람을 드리고, 우리의 안전 또한 지킨다는 것을 알았을 때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아침 교통봉사활동이 어른들의 삶에 활력을 찾아준다는 것을 알아서인지 아침에 펄럭이는 노란 깃발이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