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 같은 해 같은 달과 별을 바라보고, 마음 씀씀이가 같은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면서 사는 것 같지만 들여다보면 변하지 않는 사물이나 대상이 없는 게 세상 이치다.
그 가운데서도 사회적 변화의 그릇이 늘 요동치는 정치판은 그 변화의 욕구와 기대치가 남다르고 다양하다.
요즘 보궐선거 결과를 기점으로 여야가 당면한 생존의 몸부림이 그러하고, 그런 변화를 바라보면서 당장 치러야 할 눈 앞의 선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후보군들이야 그렇다 치고 꽤나 정치 지형을 훑어 볼 줄 아는 사람이라도 대체 정치구도가 어디로 바뀌는 건지, 어떤 이야기들을 믿어야 할지 헷갈린다. 여당의 경우 자구책을 찾는 품이 사뭇 상투적이다.
굳이 요즘의 정당이 아니더라도 늘 선거에 지고 나면 등장하는 책임론이나 자정론(自淨論)은 이제 식상할 지경이어서 이전투구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야당은 더욱 그렇다. 솔직히 제1야당이라는 명분을 걸고도 후보 하나 내지 못한 채 시민단체의 눈치나 보던 과거 정부의 흉내를 내면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처지를 보면 차라리 연민에 가까운 안타까움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래 놓고 이제는 정당의 체신이고 뭐고 없이 당장의 선거를 의식해 누구든 연합하면 정당이 될 거라는 식으로 발가벗고 날뛴다.
한마디로 변화를 외면하면서 3김의 패거리 정치로 남아있던 세력의 말로를 보는 듯 볼상사납지만 그것이 다름 아닌 우리 정치의 현주소고 보면 그나마 조금은 나은 세력이나 인물을 만나 볼까 싶은 연민이 든다.
여의도를 향한 이런 시선은 이제 당분간 접어두자. 문제는 지방자치와 겹친 맞물려 지켜보았던 총선과 대선 구도인데 무엇보다 이제라도 제발 무슨 공천이니 누구를 배경으로 하는 인문이니 하는 등식만은 그만 두자.
지금은 절대 그런 세상으로 갈 형국이 아니다. 아직도 총선을 앞두고 지역 개발에 대한 갈등을 부추기거나, 출신 지역을 경계로 거제의 특정 지역을 황무지로 남겨 두는 이런 인물들을 쫒아 다녀서는 안 될 일이다.
공천을 팔던 인물을 과감히 배척하는 유권자, 적어도 국정을 논할 만한 발치를 가진 사람을 볼 줄 아는 유권자가 투표장에 나가야 한다.
거제 지역은 참으로 오랫동안 정치적 허구에 따라 다니던 세력들을 등장시켰고, 오늘의 시민적 고통과 가치를 제대로 보아가며 정치적 정의를 실현할 인물을 외면한 세월이 오래 되었다.
이제 제발 그러지 말자. 들여다보면 별 것도 아닌 무슨 학벌과 지연과 동네 싸움을 부추기는 그런 인물에 현혹되지 말고 적어도 큰 선거라면 나라를 위한 경륜을 펼칠 기개를 갖추고 우리 거제의 명예를 드높힐 그런 사람을 가려 뽑자.
정치판이 아무리 요동쳐도 거기서 거기일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