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단독 출입금지
천국은 단독 출입금지
  • 거제신문
  • 승인 201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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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철수 옥포성당 신부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하고 연말에 또 어떤 물가가 오를지 서민들의 삶은 걱정 떨어질 날이 없습니다.

이유는 유럽발 경기침체 현상인데 그 진원지가 그리스입니다. 그리고 이탈리아도 엄청난 외채로 현직 총리가 물러나고 또 한 번 유럽은 물론이고 세계적 악재로 잠재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스, 그리고 이탈리아는 어떤 나라입니까? 그리스는 서구문화의 중심지요 민주주의의 발상지로서 국토 곳곳이 명소요 관광지이며 지중해를 중심으로 수많은 아름다운 섬으로 둘러싸인 그야말로 천혜의 조건을 갖춘 나라입니다.

이탈리아도 마찬가집니다. 장화처럼 생긴 반도 국가로 삼면이 바다이며 로마제국의 엄청난 유적과 근대 도시국가로 형성된 탄탄한 기술력이 축척되어 망할래야 망할 수 없는 국가들입니다. 소위 말해서 조상의 덕에 사는 나라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왜 엄청난 외채를 지고 국가 부도위기까지 내몰리게 되었는지 우리에게는 타산지석이 되어야 합니다.

얼마전 어느 방송에서 산업재해에 대한 심도 높은 분석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산업재해가 가장 적은 국가라는데 그 이유는 하청업체나 기업이 산업재해를 제대로 보고를 했다간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산업재해로 보고하지 않고 국민 의료보험으로 치료를 하고 보상금을 받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산업재해야 적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데 대기업은 산업재해가 적다고 보상을 받고 서민대중은 보험료를 또 올려 서민대중이 세금으로 대기업을 보상하는 웃기는 나라, 이게 어느 다른 나라가 아니라 대한민국입니다.

독재와 독점과 독선 자체는 악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수없이 겪어온 경험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라는 명분으로, 자본주의 국가라는 허울로 무마해서 인간은 물건화 되고 삶의 의미와 목적이 상실된 껍데기를 진실로 잡고 살아갑니다.

아니 살도록 강요당하고 있다고 해야 옳습니다. 민주주의가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제도가 아니며 물질이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이대로 가면 얼마 있지 않아 우리도 그리스나 이탈리아의 꼴이 되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삶은 나누는데서 행복이 옵니다. 대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이미 국민의 기업이므로 인원을 삭감해서 이익을 창출하지 말고 고용을 증대해야 할 것이며 많은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내몰아 서민들의 세금으로 살게 만들 것이 아니라 대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개인이나 특정계층에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나누어야 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하늘나라는 죽어서 "뿅"하고 가는 곳이 아니라 이 땅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며 나눔과 일치가 그 시작이며 이웃과 함께 할 때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희망하는 하늘나라, 천국은 특정개인이나 계층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나라입니다. 이를 증명하는 표지로 천국에 들어가는 문 입구에는 "단독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선명하게 적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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