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초등학교 6학년 학생 중 급성 백혈병에 걸린 조민철 선배가 부산대학병원에 입원을 해 투병 중이다.
선배는 힘든 병마와 싸우면서도 만만치 않게 많이 나오는 병원비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몰라 부모님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는 선배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우선 헌혈증을 학교 전체에서 모았다. 헌혈증은 그 양에 따라 치료에 필요로 하는 혈액으로 바꾸어 쓸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반엔 헌혈증을 90여장 가져온 친구가 있다. 얼마 전 할머니께서 편찮으셔서 쓰려고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모아 놓은 헌혈증인데 중간에 할머님께서 건강이 많이 좋아지셔서 마저 다 사용하지 못한 헌혈증이라고 한다.
옛날 할머님을 도와주시던 많은 분들의 고마움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면서 나머지 헌혈증을 다른 아픈 선배를 위해 기증을 하려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께서도 조민철 선배를 돕기 위해 모두들 시청에 방문한 헌혈차에 가 헌혈에 동참했다.
마침 그곳에서 헌혈봉사단이라는 단체를 만났는데 그 단체의 회원들도 지난번 거제신문에 실린 우리학교 선배의 기사를 읽고는 이번 헌혈로 얻어지는 헌혈증을 조민철 선배를 위해 기증을 하려던 참이란 말씀을 하셨다.
이날 헌혈봉사대에서 기부한 헌혈증도 30여장이나 된다고 했다.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따뜻한 사랑을 주고 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됐다.
11월23일에는 우리학교 모든 반에서 학급회의를 할 때 주변의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반에서도 성금 모으기, 희망편지 쓰기 등 많은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그중엔 "방송을 통해 사연을 신청해 선배를 돕는 것이 어떨까?" 라는 의견도 있었다.
선생님께서도 실천을 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하시다가 우리 반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하셨다. 신청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신청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그 말을 듣고서 제일 먼저 컴퓨터를 켜고는 '사랑의 리퀘스트' 프로그램 게시판에 사연을 신청했다.
학교 선배의 힘든 상황을 다 적고 나니, '꼭 뽑혔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이 밖에도 선배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항상 포기하지 않고 힘낼 수 있도록 사랑의 편지를 쓰는 것, 조금이라도 도움을 보탤 수 있도록 성금 모으기 등이 있다.
이렇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보다 보니 '티끌모아 태산'이란 말이 딱 맞는 것 같았다. 우리들이 하는 노력들 하나하나가 큰 희망이 돼 나타나기를 바라면서 취재를 하는 동안 나도 남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또 이렇게 우리들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되었다.
보통 의례적으로 하는 불우이웃돕기와 다르게 서로 의견을 모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는 이것이 얼마나 소중한 행동인지 깨닫게 됐다.
진심으로 이웃을 위해 봉사는 것의 의미를 조금 알게 된 것 같고, 병과 싸우는 우리학교 선배가 우리의 이런 마음을 알고 깨끗하게 나아서 우리와 함께 공부하고 뛰어 놀게 되기를 우리 학교 학생들, 선생님들, 부모님들 모두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고 힘내기를 바란다.
이런 우리들의 모든 사랑이 전해지기를 바라며, 선배님!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