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트리를 밝히면서
성탄 트리를 밝히면서
  • 거제신문
  • 승인 201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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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칠 화평교회 목사

바닥에 은박지라도 깝시다. 도저히 추워서 안 되겠어요. 은박지도 테이프로 고정을 시켜야 되겠어요. 바람에 날아갈 것만 같아요.

성탄 트리 점등 예배를 준비하는 실무자들의 눈에는 날씨 때문에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리고 몇 일 뒤 나온 뉴스.

28일 전국 대부분 지방의 낮 기온이 20도를 넘나들면서 이상고온 현상이 이틀째 이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귀포의 낮 최고기온이 23.1도까지 올라갔고 전주(22.1도), 청주(21.4도), 원주(21.1도), 군산(20.9도), 수원(20.8도), 충주(20.5도) 등에서 수은주가 20도를 넘어섰다.

이들 지역의 이날 낮 최고기온은 11월 하순 기온으로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것이다.

아니 날씨가 왜 이러는걸까?

불과 3~4일 전만 해도 추워서 어깨를 움츠리면서 예배를 드렸는데 불과 며칠 사이에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이라니….

어릴 때 부르던 캐롤 중에 이런 대목이 생각이 난다.

 눈내리던 겨울 밤 차고도 찬밤
 종려나무 밑에서 양을 치던 밤
 구유위에 누이신 아기 예수님
 목자들과 박사들 경배 하였네

그럼 그렇지.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을 하는데 오뉴월같이 반팔 티셔츠 입고 할 순 없잖아!

예수님은 당신의 때를 아셔서 그날을 그렇게 만드신거야!

이렇게 하여 2011년도 성탄 트리의 불은 밝혀졌다.

맨 위의 큰 별에서부터 23만 거제시민을 상징하는 듯 한 수많은 작은 전구들이 이구동성으로 "그래, 그래, 세상을 구원할 구세주가 나셨단다!", "구세주가 나셨단다!"고 외친다.

아름아름으로 서로 만나는 사람마다 소곤거리듯 반짝거리기를 밤이 지새도록 반복하고 또 반복하면서 이제 한 달을 별들은 그렇게 지낼 것이다.

일찍이 우리에겐 첨성대가 있었다. 거기서 우리 선조들은 밤마다 별을 보고 좋아했었다.

그래서 그럴까, 오늘의 우리 세대도 별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래서 그들은 별을 기다리는 사람들, 별이 나타났다고 흥분하는 사람들, 별과 함께 밤을 지새우며 트윗을 즐기는 사람들이 되었다.

이 모두가 별을 좋아한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2011 성탄을 기해서 민족의 별, 국가의 별, 정치의 별, 과학의 별, 외교의 별, 스포츠의 별, 예술계의 별...별...별...별들이 한 없이 나오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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