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망치는 10가지 방법 - ⑤폭력
자녀를 망치는 10가지 방법 - ⑤폭력
  • 거제신문
  • 승인 201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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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광 칼럼위원
어떤 학생이 있었다. 수업 시간에 말썽을 피우고 말대꾸를 해서 손바닥을 내밀라고 했더니 금세 눈에 힘이 들어가더니 바로 욕설이 튀어나오면서 반항을 했다.

기가 찼다. 손바닥 한 대 때리는 것에도 반항을 하고 대드는 것이 요즘 아이들이지만 평소에 전혀 그런 행동을 했던 아이가 아닌지라 상담실로 데리고 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묻자 대뜸, "집에서 아빠에게 많이 맞아서 그래요" 했다.

그 학생의 아버지는 걸핏하면 때리고 폭력을 행사한다고 했다. 시험 성적이 조금만 낮아도, 집에 귀가하는 시간이 약간만 늦어도, 한마디만 말대꾸를 해도, 혹은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날에는 아무런 이유 없이 자는 아이를 깨워 때린다고 했다.

놀라운 사실은 그 아이의 아버지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처럼 무식하고 막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누구든지 알만한 대기업의 사원이었다. 그래서 그 누구도 그가 집으로 돌아가 자녀와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그 학생은 누구든 자기를 때리려는 사람에게는 반항심이 들고 분한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그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자신을 징계하려는 사람에게는 달려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또 약한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을 보면 패주고 싶다고까지 했다.

그 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자기를 폭행하는 아버지를 닮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휴 미실다인 박사의 '몸에 밴 어린 시절'이라는 심리학 책에 보면, 어린 아이들은 누구든지 어린 시절 자신이 느꼈던 그 감정이 무의식 속에 배여 들어 자라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 시절의 감정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 그것을 그는 '내재과거아' 라고 정의했다.

술주정뱅이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는 술주정뱅이였던 아버지를 증오하지만, 자신도 나이가 들어 아버지가 되면 술주정뱅이가 될 확률이 높다. 그 아이가 자라온 배경이 술주정뱅이 남편이 자녀와 아내를 폭행하고 살림을 때려 부수는 불행한 분위기였으므로 자신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익숙해진다.

그래서 정말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험악하고 불행한 분위기에 익숙해진 아이는 자라서 자신이 익숙한 똑같은 가정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즉, 그도 아버지처럼 술주정뱅이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아버지와 똑같은 삶을 사는 그 자신에게 치를 떨면서도 무의식의 내면세계는 편안함을 느끼는 이중적인 삶을 살게 된다.

자녀를 폭행하는 부모는 알아야 한다. 자녀를 정당하게 징계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대로 매질하고 징계에 일관성이 없는 것은 그 자녀의 육체 뿐 아니라 삶과 영혼까지도 망치고 있다는 것을.

당신의 자녀가 부정적이고 반항적인 삶을 살기를 원한다면 당신은 기분 내키는 대로 자녀를 폭행하고 폭언을 일삼으라. 그러면 자녀의 삶을 망치는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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