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문제로 거제시와 대우조선해양건설의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호텔 기공식을 강행, 논란을 빚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9일 거제시 옥포동 옛 옥포랜드 부지에 호텔을 신축키로 하고 남상태 사장과 성만호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가졌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호텔 신축과 관련한 인허가 관련 서류조차 거제시에 접수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공식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해당 부지가 우범지대화되고 있다는 주민 여론을 받아들였고, 호텔을 건립할 것이라는 일종의 선언적 의미에서 기공식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제시는 인허가 관련 서류조차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공식을 갖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시와 지역경제계 주변에서는 이날 대우조선해양의 호텔 기공식은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주상복합아파트 관련 행정소송과 무관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당초 올해 안으로 착공할 계획이었던 옥포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계획이 거제시의 반려와 행정소송으로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대우 측이 시에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거제시가 아파트 허가권을 볼모로 대우조선 길들이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서부터, 권민호 시장과 남상태 사장의 불편한 관계가 각종 건축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각종 추측까지 난무하고 있다.
현재 시에서는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항소심 재판 결과에 따라 허가승인 여부를 재논의 한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상복합아파트 연내 착공을 준비하고 있던 대우조선해양건설은 비상이 걸렸다. 올 연말까지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거제에 상주하고 있는 사업팀을 서울 본사로 불러올린다는 방침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9월, 대우조선해양건설 본부장이 권 시장을 만나 대우 측의 행정소송 취하 등을 전제로 타협점을 찾는 듯 했지만, 회사 법무팀이 행정소송을 취하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결국 행정소송에서 패소판결을 받은 거제시가 항소하면서 대우와 거제시의 대립과 갈등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