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학교의 애틋한 '유기견 사랑'
한 중학교의 애틋한 '유기견 사랑'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1.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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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중, 입양 추진하던 유기견 숨지자 다른 모자견 입양

공모로 '수호와 천사' 확정…학생들이 월 100원 모금 관리

▲ 어미 '수호'(왼쪽)와 새끼 '천사'

유기견을 입양한 거제고현중학교(교장 강창영)가 학생들에게 생명존중사상과 기부문화를 확산시켜 가고 있다.

고현중학교가 유기견을 입양한 것은 지난달 24일. 거제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안락사 위기에 처한 '똘망이'라는 개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부터다.

당시 '똘망이'는 교통사고를 당해 심각한 부상을 입은 데다, 질병까지 앓고 있었다고 한다.

교직원 긴급회의 결과 '똘망이'의 입양이 확정됐지만 '똘망이'와의 만남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입양 준비 과정에서 '똘망이'가 숨졌기 때문.

유기견 입양을 약속했던 학교 측은 또 다른 개를 물색했다. 곧바로 모성애가 강한 어미 개와 새끼 한 마리가 입양됐고, 학교 한쪽 공간에 휀스를 치고 머물 장소를 마련했다.

유기견을 입양한 뒤 학교는 전교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이름을 공모했다. 그 결과 총 80개의 이름 중 10개의 이름을 정해 지난 9일 인기투표를 실시했다. 유기견의 이름은 어미가 '수호', 새끼가 '천사'로 확정됐다.

개들을 관리하는 비용은 학생들의 성금으로 조달된다. 학생들은 한 달에 100원씩 성금함에 모금을 하고 있다. 이렇게 모아진 돈은 '수호'와 '천사'의 사료비와 병원비로 쓰인다. 12월16일 현재까지 총 22만원의 성금이 모아졌다.

학생들이 '수호'와 '천사'에 보이는 애정도 각별하다. 쉬는 시간은 물론 방과 후에도 개들을 보기위한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학생들의 따뜻한 손길에 '수호'와 '천사'도 반가운 몸짓으로 화답한다.

학생들은 "주인에게 버려졌던 슬픈 기억을 잊고, 우리들과 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오래토록 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유기견을 돌보는 이유가 학생들에게 생명존중 사상을 길러주고, 긍정적인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삭막한 생존경쟁에서 생명존중에 대한 사상을 스스로 익히게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올바른 교육 방법이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유기견을 입양 하게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 달에 100원 정도는 내놓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학생들을 길러내려 한다"며 "개들을 돌보는 비용을 스스로 마련하며 기부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학생과 교직원의 관심과 사랑 속에 사람에게 큰 상처를 받았던 '수호'와 '천사'의 마음이 조금씩 아물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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