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쓰레기와 바람길로 노다지를 캔다"
"축산 쓰레기와 바람길로 노다지를 캔다"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1.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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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탄소배출 제로 도시 계획과 신재생에너지

180ha서 나오는 옥수수·잡초에 250마리 소 분뇨 섞어 전기 생산
바람길 조성, 시간당 1억9,000㎥ 공기 유입

바람길을 만들어 대기오염을 극복한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바람길을 통해 시간마다 1억9,000㎥의 신선한 공기를 도심부로 끌어들여 오염된 대기를 밀어내는데 성공했다.
독일 마우엔하임, 소똥과 풀로 바이오가스 생산

독일 남쪽 스위스 국경을 건너기 전 세계적 환경도시로 유명한 프라이부르크가 있다.

프라이부르크에서 다시 정동쪽으로 이동해 흑림(Schwarzwald)을 통과한 뒤 한참을 이동하다보면 유명한 휴양지 보덴제(Bodensee)가 나온다. 유럽에서 가장 크다는 호수 보덴제에 도착하기 직전의 작은 마을이 바로 마우엔하임(Mauenheim)이다. 

독일 16개 주 가운데 하나인 바덴 뷔텐베르그주 안에서는 에너지 자급마을로 가장 먼저 시작했고, 독일 전체에서는 윈데마을 다음으로 시작했지만 시스템에서는 훨씬 앞선다.

마우엔하임 마을은 2006년 11월 12일부터 바이오매스를 이용, 전기를 만들고 나무조각을 태워 열을 내는 우드칩과 태양열을 통해 난방에너지를 처음 시작했다.

바이오매스는 500㎞의 설비이며, 연간 4백만㎾H를 생산한다. 이 양은 100가구가 사용하는 전기의 9∼10배를 생산하는 양이다. 이는 타 지역 주민 4,000여 명이 더 쓸 수 있는 양이다. 전기를 만들 때 생기는 열을 이용해 생산한 350㎾H의 전기는 마을 전체에 깔아놓은 난방파이프를 통해 주민들에게 제공된다.

이 바이오매스 설비 열병합에너지 발전은 연간 6,500톤의 농작물을 필요로 하는데, 180헥타의 면적에서 나오는 옥수수나 잡초를 이용한다. 여기에 마을에서 기르는 250두의 소 축사에서 나오는 분뇨를 섞어 숙성시킴으로써 가스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나무칩을 태워 만드는 우드칩 난방설비는 1메가W 정도의 설비로 항시 사용하는 설비는 아니다. 1년 가운데 난방이 급증하는 겨울에 부족분을 채우려 가동되는 설비이다. 여기서 사용되는 나무는 인근 흑림 잡목들을 잘라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또 다른 계절에는 남는 열을 이용해 곡식 등을 말리는 데도 사용,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슈투트가르트, 바람길 만들어 대기오염 극복

슈투트가르트는 프랑크푸르트와 뮌헨 사이에 있는 남부 독일을 대표하는 산업도시다.

도시의 삼면이 녹지 구릉으로 둘러싸여 있고, 동쪽은 네카르(Neckar) 강이 흐르고 있다. 도심은 삼면으로 둘러싸여 있는 가마솥 형상의 분지에 자리잡고 있다.

시민이 생활하는 분지의 고도는 해발 200미터, 계곡 가장 높은 곳이 550미터로 고도차가 무려 350미터나 된다.

슈투트가르트시가 분지에 자리잡은 까닭은 겨울철 추위에 잘 견디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런 지리적 유리함 못지않게 20세기에 들어 인구가 급증하고 산업이 발달하면서 대기오염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낳게 되었다. 더욱이 슈투트가르트는 1900년 초부터 공업이 활발하게 발달하면서 1930년대 들어서는 이미 대기오염이 지독한 거리로 알려지게 됐다.

분지의 특성상 대기오염물질이 시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도심에 그대로 머무르면서 시민들의 생활에 갖가지 불편을 초래하기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슈투트가르트는 풍속마저 초속 1미터에 불과해 대기오염은 고스란히 시민이 감당해내야 할 골칫거리였다.

다행히 독일인은 공업 또는 산업이라는 미명아래 시민이 병드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았다. 바로 철저한 도시계획을 세워 '바람길'을 만들게 된 것이다.
 
건축물 고도제한, 바람길 막는 건축행위 금지

슈투트가르트 도심으로 흘러드는 바람길은 세 곳이다. 시내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가장 큰 바람길과 왼쪽으로 비스듬히 나 있는 중간 바람길, 오른쪽 언덕배기로 빠져나가는 작은 바람길이다.

이 세 바람길이 시민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낮에 덥고 더러워진 공기를 외부에서 들어온 찬 공기가 저녁에 밀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층건물은 물론 주거단지나 심지어 키큰 가로수도 심을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제했고, 그 결과 시간마다 1억9,000㎥의 신선한 공기를 도심부로 끌어들이고 도심의 오염된 대기를 밀어내는데 성공했다.
 
녹지대 조성, 끝나지 않은 슈투트가르트의 과제

시내 밀집지역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하늘공원이라 불리는 녹색지붕도 조성해 놓았다.

관공서는 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의 사유 건물 지붕에도 잔디며 키작은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 한낮의 열기를 막아내고 있다.

특히 시내를 관통하는 전차 선로에도 자갈 대신 잔디를 심어 도심 온도를 낮추고 있다. 이 사업은 기존 전차 선로 230㎞ 가운데 40㎞에 걸쳐 조성돼 있다.

100여년 전부터 앞선 발상과 인식전환으로 '개발과 환경' 두 마리 토끼를 거머쥐고 있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철저한 도시계획은 거제시에서도 본 받을 점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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