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노인보다 더 늙은' 노인복지
[논단]'노인보다 더 늙은' 노인복지
  • 거제신문
  • 승인 2011.12.2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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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행용 본지 사장

최근 한 여자대학교에서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결혼해서 살고 싶은 Sweet Home을 그려보라고 했다. 학생들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아름다운 침실, 의상실, 거실, 알록달록한 아이들 방을 그렸고, 어떤 학생들은 개집과 개밥그릇을 그리기도 했다.

그러나 부모 방을 그린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출산율 하락과 노인인구 급증으로 인해 젊은 세대들의 허리가 휘고, 세대 간 갈등이 일어난다는 얘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경제학자 월트 로스토우(Walt Rostow)는 "인구 고령화 문제가 당장은 아니지만,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골칫덩이가 될 수도 있다"고 갈파했다.

'인디펜던트'지의 전 경제부장 폴 월리스(Paul Wallice)는 그의 저서 '증가하는 고령인구, 다시 그리는 경제지도'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하는 2020년대의 고령화 충격 강도는 리히터 지진계로 9도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1956년 UN에서 고령화라는 말이 처음 채택된 이후 선진국들은 40년 이상 고령화 문제를 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연금고갈, 재정악화, 세대 간 갈등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UN은 '세계 인구 고령화와 1950~2050 보고서'에서 오는 2050년이 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4세 이하의 아동인구를 추월하는 '인구의 대역전'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전 세계에 비상경계령을 발동했다.

우리나라도 '강 건너 불구경'할 처지가 아니다. 1970년 생산가능인구(15~64세) 17.5명이 65세 이상의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구조에서 2030년에는 2.8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구조로 바뀐다고 한다.

고령화는 핵무기, 테러, 지구온난화 등과 함께 불안한 미래의 시계 속을 같이 돌고 있다. 따라서 대변혁의 전조라고 할 수 있는 고령화 문제를 방치할 경우 정말 큰 코 다칠게 뻔한 데도 준비는 엿가락마냥 늘어지기만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노인복지 정책은 '노인보다도 더 늙고 낡은 것'이라는 비아냥거림도 흘러나온다.

그러면 이에 대한 대책은 없는 것인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정년퇴직에서 실질적인 노인 사이에 있는 시니어(Senior) 인력들을 활용하기 위한 사회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제3의 연령층(55~65)을 '신인류'로 규정하고, 그들의 당당한 삶을 위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결과 1998년 이후 50세 이상 창업한 기업들이 전체 신설기업의 30%에 이르고 있다.

미국 노인청은 도시와 차별화된 노인복지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농촌지원센터를 운영, 농촌노인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프로그램인 '녹지관리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어 시행 중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거니와 늦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적기임을 명심하고, 우리나라도 지금부터 차근차근 미래를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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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민 2011-12-28 10:39:00
잘읽었습니다. 국장님!!
항상 다른 존칭보단 국장님이란 존칭이
입에익어~ 정말 우리 거제시는 국장님같은
분이 필요한데~지금까지 보여주셨던 그 청렴함
남들과다른 탁월한 행정능력 기대해 봄니다.

아틀란티스거제 2011-12-28 13:48:42
보통사람은 권력을 잡게 되면 초심을 잃고 처음 품었던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복지를 위한 정책을 펼친다고 해도 항상 가진자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서 전락되어진 경우가 비일비재하였습니다. 이번글을 읽고 여지껏 실현되고 있는 잘못된 복지에 대한 인식과 올바른 복지에 대한 재인식을 다시한번 상기하게 되었고, 항상 시민을 위한 시민의 입장에서 나서는 모습 감사합니다

수월주민 2011-12-27 12:41:21
저번 도의원 선거때 부터 시민을 위한 사장님의 관심은 거제시를 살아가는 한 서민으로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대기업을 부르지르고 있을때 소외된 서민을 챙기기가 쉽지 않음은 잘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서민들을 위한 관심 잊지 않으시길 바라며, 한번의 좌절로 움추리고 있을것이 아니라 사장님의 거제시를 위한 행보 기대하겠습니다.

신화창조 2011-12-26 13:47:49
우리사회의 복지라는 말이 언제쩍 이야기인가 가물거립니다. 고도의 성장동력사업이니, 개발사업은 난무한데 관연 민생안전에 기초인 복지 사업은 언제부터인가 무관심한 부분으로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현정권이 들어설때만해도 비틀거리는 경제난 때문에 7%의 경제성장에 혹한 국민들이 이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런지. 아마도 전반적인 우리사회의 복지정책에 대해 다시 생각할때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