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자비의 손길이 그리운 시절
따뜻한 자비의 손길이 그리운 시절
  • 거제신문
  • 승인 201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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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귀식 칼럼위원
민귀식 새장승포교회 목사
신약성경 누가복음 10장에 보면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의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났습니다. 강도에 의해서 그는 많은 구타를 당하였으며 또한 옷이 찟겨지고 벗겨진 채 피투성이가 되어 길가에  버려졌습니다. 그 비극의 현장 앞으로 제사장 한 사람이 지나갔습니다.

또 레위인 한 사람도 지나갔습니다. 이들 두 사람에 관하여 성경은 말하기를 강도를 만나 죽어가고 있는 그 형제를 보고 "피하여 지나갔다"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피하여 지나갔다는 말은 의식적으로 제사장과 레위인이 강도 만난 형제를 보고 외면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 당시 유대인들로부터 많은 멸시를 받고 있었던 사마리아 사람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강도 만난 형제 가까이 가서 그 사람을 보고 불쌍히 여겼으며, 그가 가지고 있었던 포도주와 기름을 부어 상처 난 곳을 싸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자신의 나귀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간 뒤, 보다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의 돈을 주며 주막 주인에게 부탁을 한 바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속에서 진정 강도 만난 우리의 이웃은 누구일까요? 가난의 강도를 만난 우리의 이웃들이 많이 있습니다. 질병의 강도를 만난 우리의 이웃들 또한 많이 있습니다. 장애의 강도를 만난 우리의 이웃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을 향하여 우리가 펼쳐야 하는 삶은 자비를 실천하는 삶입니다.

20세기 말 성녀로 추앙을 받게 된 마더 테레사수녀가 인도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도에서 버림받은 고아들을 위한 사랑의 삶을 펼치게 된 배경을 보면 이렇습니다.

한 번은 기차를 타고 인도지역을 여행하게 되는데 성령님께서 강한 감동을 주시면서 말씀하시기를 "테레사야, 캘커타에 가면 수많은 거지와 문둥병자들이 길거리에서 죽어가고 있는데 너는 그들에게 가서 잠자리를 만들어 주고 그들이 죽은 후에는 무덤을 만들어 주어라"하는 음성을 듣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음성을 듣고 난 이후 자신이 살든 수도원의 삶을 정리하고 단벌옷을 입고 캘커타로 떠났다고 합니다. 그는 캘커타로 떠나면서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나는 갈바를 알지 못하고 가오니 내 길을 인도하시고 나는 내 입을 옷이 없이 떠나오니 입을 옷을 주시고 내 먹을 양식을 갖지 못하고 떠나오니 나를 인도해 주옵소서."  

1949년 캘커타에 가서 수많은 길거리의 거지들을 모아놓고 "사랑의 집"을 시작한 지 45년 만에 수백 개의 고아원을 짓고 사랑의 집을 지어서 자비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삶을 살았습니다.

그 결과 197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되고 2003년 10월 19일 천주교의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를 통하여 20세기 말 거룩한 삶을 펼친 성녀로 추앙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자비의 삶은 우리의 인생을 아름답게 하고 세상을 복되게 하는 삶입니다. 차가운 기운과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엄동설한, 강도 만난 우리의 이웃들에게 따뜻한 자비의 손길이 필요한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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