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설 제1권(1972년·한국문화도서출판)에 해동한국이라는 스토리가 소개되어 있다. 지금으로부터 2300년 전(기원전 218년) 진시황이 선남, 선녀 300인을 선발하여 불로초를 구해오라는 명을 내렸다.
이 탐색대원은 동남풍을 따라 항해하던 중 제주도 한라산에 도착하여 샅샅이 뒤졌으나 실패하고 남해안에 상륙했지만 여기서도 불로초를 찾지 못했으니 죽음만 기다리는 진나라에 돌아갈 수도 없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이 선남, 선녀들은 나라를 세우기로 작정하고 풍광이 수려한 기암절벽에 해동한국(한족이 해동에 세운 나라)의 네 글자를 새겼는데, 이곳이 오늘날의 대한민국 명승 제2호인 거제도 해금강에 우뚝 솟아있는 중앙암벽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전설의 향토문화를 조사 연구하여 재미있고 테마가 있는 관광거제의 문화상품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문화와 역사를 전문성 있게 재조명해야
인류 역사의 흥망성쇠는 문화와 문명의 성장과 소멸이라고 할 수도 있다. 거제도는 해양문화의 울타리가 서 있고 섬 한가운데는 또 다른 전쟁의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고려시대 무신의 난에 폐위된 의종왕이 왕권을 되찾기 위해 와신상담하던 폐왕성 유적이 있으며, 왜구(100-500척 규모의 일본해적집단)의 침략 때문에 서기 1271년(고려원종 12년) 거창군 가조현까지 이주하여 정든 고향땅을 109년만인 서기 1380년(조선태종 14년)에야 돌아오는 눈물겨운 피난의 역사도 있었다.
임진왜란시 첫 승전인 옥포해전이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고현성(당시의 관아)이 함락 당하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근세에는 6·25의 참변으로 이 산하가 수많은 피난민과 10만의 원주민 그리고 17만 포로와 함께 붉은 이데올로기의 생생한 체험의 역사와 문화가 재현되고 있다.
#세련된 삶의 질을 잉태하는 문화운동이 필요할 때
학자들에 의하면 문화란 인류가 자연상태에서 벗어나 생활 이상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이루어 낸 정신적 물질적 소득을 말한다.
우리시에 이러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하여 700억 예산이 투입된 문화예술회관, 대우재단이 기부한 거제박물관, 민간인이 운영하는 민속박물관이 있다.
또한 어촌전시관, 건립 중에 있는 조선박물관 등 그야말로 대단한 규모의 재정이 투자되어 있다.
그러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문화운동이나 20만 시민이 참여하여 누릴 수 있는 대중문화의 접근성이 빈약하여 시민 대다수가 건전하고 교양있는 양질의 문화로부터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현실이다.
재론하자면 소수의 문화예술인 중심의 활동은 있지만 저변확대와 시민을 위한 홍보가 미약하고 더욱이 장승포 중심의 인적구성과 문화활동 공간의 편중으로 타 지역 많은 시민들은 소외되고 방치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시는 해양관광 조선도시로 웅비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지나친 특정산업 인구 때문인지 투박한 쇳소리가 나는 거친 철의 문화가 우리들을 잠식하고 있다.
그러므로 다양성 있는 문화운동으로 강함과 부드러움이 상생하는 삶의 질을 잉태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문화원 개혁과 거제시 문화 마인드 향상이 절실한 때
지난달 27일 거제문화원장 선거가 치러졌다. 약간의 잡음이 들리기는 했지만 개혁을 실현하고 선거에 따른 갈등을 화합으로 이끌어낸다면 거제문화원은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혁신플랜을 세워서 지역을 아우르는 조직정비와 바른 운영을 통하여 지역문화의 선두에 서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경쟁력 있는 위치에 우리시의 문화와 역사를 동시에 관람할 수 있도록 수만평의 광장을 마련하여 제법 큰 규모의 문화, 역사 향토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여기에 필요한 재정은 거제시 예산과 양대 조선기업의 출연금, 재외향인과 시민의 기부금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또 하나는 문화명품 도시를 지향하는 거제시와 협력하여 글로벌 수준의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한 예를 들면 포로수용소를 테마로 하는 (가칭)전쟁과 평화의 대행진 페스티발을 통하여 학술세미나, 전시회, 이벤트 등의 문화행사를 현대문화와 접목시켜 획기적인 문화관광상품을 태동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업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이미 지역사회에 문화적 투자를 앞 다투어 하고 있으므로 이 기회에 반드시 삼성, 대우조선해양의 참여가 이루어지고 우리시민이 앞장설 때 주민이 염원하는 국제관광도시의 현실이 큰 걸음으로 다가오는 희망찬 전기가 될 것이다.
/ (전)거제시의원 / 신현동인회 특우회장 / 신현읍번영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