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한 해동안 죽림마을에 평안과 장수가 깃들길 기원합니다."
거제 죽림마을 별신굿이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거제면 죽림마을 일원에서 열렸다.
지난 2008년부터 2년마다 한 번씩 열리고 있는 죽림마을별신굿은 죽림마을회가 주최하고 남해안별신굿보존회가 주관하며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후원한다.
올해 열린 죽림마을 별신굿은 마을의 당산에서 당산신령에게 마을의 평안함을 감사하고 굿의 시작을 알리는 들맞이 당산굿을 시작으로 일월맞이, 골메기굿, 선창굿, 할미당굿, 부정굿, 가망제석굿, 선왕굿, 용왕굿, 지동굿, 영호찬, 시석, 띠뱃놀이 순으로 진행됐다.
다른 마을과 달리 할미당을 모시고 있는 죽림마을은 할미당굿을 통해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빌었다.
별신굿의 하이라이트는 지동굿. 지동굿은 사람들의 염원과 기원을 모아 일월성신과 삼라만상의 자연, 그리고 천지신명에게 모든 이들의 발복을 기원하는 굿이다. 죽림마을 주민들은 무당의 춤과 노래에 맞춰 기도를 하며 임진년 만복을 기원했다.
죽림마을에서만 유일하게 볼 수 있는 띠뱃놀이가 진행되자 별신굿은 절정에 달했다. 마을주민과 공연자가 모두 한마음이 돼 가래소리를 부르며 띄배를 메고 마을 앞 바닷가로 향했다.
마을주민들은 모든 액과 부정한 것, 모든 이들의 염원을 띄배에 실어 멀리 바다로 보내는 것으로 별신굿을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남해안 별신굿보존회 정영만 회장은 "죽림마을 주민들의 힘으로 별신굿을 열게 돼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행정의 무관심이 너무 아쉽다"면서 "모쪼록 신명나는 굿판으로 죽림마을에 행운과 풍요가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죽림마을 공호식 이장은 "마을의 오랜 전통과 역사를 저버리는 것은 조상들에 대한 후손의 도리가 아닌 것 같아 마을 주민들의 뜻을 모아 5년 전부터 마을 별신굿을 되살렸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죽림마을을 찾은 모든 이들에게 복덕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