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참교육의 못자립니다
가정은 참교육의 못자립니다
  • 거제신문
  • 승인 201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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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철수 옥포성당 신부

얼마 전에 대구에서 한 중학생이 친구들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여 유서를 남긴 채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학부모는 교장과 담임교사를 무책임과 방임죄로 경찰에 고발하였습니다.

연일 보도되는 학교폭력, 이제는 정부에서까지 나서서 강경조치를 취하느니 하면서 성명까지 내놓게 되었습니다. 이 슬픈 결과물을 지켜보면서 기성세대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간이 무엇이냐' 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기 전에 '인간은 무엇을 추구하며 사는가?' 하는 총체론적 목적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사상이나 종교나 문화적 차이나 지리적인 여건에 관계없이 적용되는 것이 '행복'입니다. 인간은 본성상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동물입니다.

행복을 추구하도록 취해지는 첫 번째 단계가 교육입니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행하여지는 것이 아니라 삼위일체가 되어야 합니다. 교육의 삼위일체란 가정과 학교와 사회의 교육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이며 근본이 이루어져야 할 곳과 내용이 가정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가정은 어떠합니까? 첫 번째 기본질서가  깨어졌습니다.

두 번째는 예의범절의 상실입니다. 출퇴근 하는 아버지를 자식이 인사하지 않고 아버지가 자식을 찾아다니면서 인사하는 거꾸로가 아들을 망치는가하면, 아비보다 숟가락을 먼저 들어도 예뻐하는 엄마의 홀로 사랑이 아들을 망쳐놓아도 그를 대견스러워합니다. 왜냐하면 예절을 지키지 않아도, 친구와 친하지 않아도 점수를 잘 따왔기 때문입니다. 점수는 모든 것이 용서되는 마법의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가치관의 상실입니다. 인간의 참된 가치는 인간이 인간다워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의 가치는 출세에 있고 출세는 좋은 학교 진학으로 귀결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인간'이 파고 들어갈 여분도 시간도 없습니다. 학원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출세하기 위해서 모든 것이 그를 위해 희생되어야 합니다. 친구도, 문화도, 신앙도, 심지어는 부모도 형제도 이웃도 배제되어야 합니다.

네 번째는 부부관계입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싸웁니다. 부부싸움은 투쟁이 아니라 맞춰가는 과정이요 대화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가관도 아닙니다. 부부는 사랑으로 싸워야 하는데 오늘날 부부싸움은 사랑의 쟁탈전이 아니라 돈, 아니면 부모 모시는 것, 자녀문제, 그중에도 도덕성보다 성적문제 등등 내용이 현세 지향적이고 찰라적이며 비교 우위론이란 범주에서 치졸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제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 변화를 참된 가정에서 찾아야 합니다. 가정은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이 사랑의 공동체가 바로 교육의 근원적인 공간이요 현장이며 못자리입니다.

이 못자리에서 교육이 오염된다면 그 어디에서도 오염을 정화시킬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학교 폭력의 근원적인 해결은 우리가 건강한 가정에서 참된 목적을 지향할 때 해결할 수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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