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성공' 교복 공동구매
'반쪽짜리 성공' 교복 공동구매
  • 김경옥 기자
  • 승인 201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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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구매 대안' 교복 물려주기…지역 16개 중학교 시행

▲ 거제중앙중은 매년 교복 물려주기 행사를 열어 선후배간의 정을 돈독히 하고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열린 행사장.

'교복 물려주기'가 교복 공동구매와 함께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교복 공동구매의 경우 거제지역 학부모단체를 중심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됐지만 브랜드교복업체가 공동구매에 참여하지 않아 '반쪽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렇다면 교복 물려주기 사업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을까?

거제신문 조사 결과 거제지역 총 18개 중학교 중 16개 학교에서 교복 물려주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2011도에 개교한 수월중학교를 포함한 2개 학교만 제외됐다.

이중 계룡중학교와 하청중학교는 교복 물려주기를 가장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 학교다. 이들 두 학교는 규모면에서나 지리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교복 물려주기 사업 운영에 공통점이 있었다. 연중 수시로 교복 물려주기 행사를 진행함으로써 절약과 나눔문화를 생활 속에서 익히게 한 것이다.

계룡중은 좀 더 체계적으로 교복 물려주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복실'이라는 상설매장을 마련해 놓고 매주 수요일마다 '교복바자회'를 연다. 교복바자회는 자원봉사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3주체가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업이다. 벌어들인 수익금은 장학금으로 기탁된다.

또 교복 대신 학사모와 졸업가운을 입고 진행되는 특별한 졸업식도 참여율을 높이는 데 한 몫 한다는 평가다.

교복 물려주기가 나누고 배려하는 학교 문화로 자리 잡자 학생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 계룡중 '교복 물려주기 운동본부'에서 모은 교복은 300여벌에 이른다.

학부모들의 반응은 어떨까? 각종 통계를 보면 자녀에게 새롭고 산뜻한 교복을 입히고 싶은 마음은 한결같았다. 그러나 3년 간 입는 교복이 턱없이 비싸 부담을 느끼는 학부모도 상당수다.

특히 물려입은 교복에 대한 반감이 예상보다 적었고, 자원 재활용을 통한 환경보호와 선후배간의 유대감을 높일 수 있다는 긍정론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교복 물려주기를 실천하고 있지 않거나 효과가 낮은 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토로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들은 '학생들의 참여율이 저조해서', '교복 변형이 심해서', '3년 동안 입다보니 교복이 헤져서', '선·후배간 개인적으로 물려줘서'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와 관련 거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복 물려주기의 경우 권장사항이긴 하지만 각 학교별로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시행 여부나 학교별 운영 실태 등 지원청이 파악하고 있는 상황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제 지역과 달리 교육청이나 지자체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교복 물려주기를 추진하는 곳도 있다.

부산 영도구의 경우 교복을 기부하면 음악회 입장권을 주는 '교복 물려주기 행복나눔 신춘음악회' 행사를 진행했는데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이 행사를 통해 기증된 교복 456벌은 영도구가 깨끗하게 손질해 각 학교로 보낸다.

서울 중구는 교내에 상설매장을 설치하고 재학생이나 졸업생으로부터 교복을 기증받아 수선, 세탁한 뒤 신입생에게 판매한다. '후배사랑 교복 물려주기'라는 이 사업에 참여하는 학교에는 150만원(신규 참여학교는 250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전북교육청도 지난 2008년 부터 2010년까지 3년간 교복 물려주기 참여학교 수를 조사한 결과 일선 학교의 교복물려주기 운동 참여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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