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수 의원 "무심코 했던 말과 행동…정중히 사과"

김은동 시의원의 '동료 의원 멸시와 조롱에 대한 항의'를 담은 신상발언이 알려지면서 경남지역 장애인단체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의원의 사퇴까지 요구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일 경남지역 18개 장애인단체는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인권을 무참히 내팽겨친 한기수 거제시의원은 시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황종명 의장에 대해서도 "시의회의 책임자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사죄하고,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열린 거제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김은동 시의원은 신상발언을 요청하고 "지난 2여년의 의회생활 중 동료의원으로부터 참을 수 없는 멸시와 조롱의 대상이 돼 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동료의원과 공무원이 함께 한 평가간담회에서 '김은동 의원이 장애인이어서 함께 활동하기 불편하다, 때로는 안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동료 의원의 공개적인 발언과 장애인 흉내를 내며 웃는 등의 행동으로 마음 속 깊이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박혔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제 자신에 대한 멸시와 조롱에 대한 항의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의 모든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감에 대한 각성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거제시와 시의회를 중심으로 장애인에 대한 우리사회 풍토를 건강하게 만들어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신상발언을 마쳤다.
이날 임시회에는 거제시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회의장을 방문해 장애인에 대한 멸시와 조롱에 대한 각성을 요구하는 김 의원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통합진보당 거제시위원회는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서민과 약자를 대변한다는 시의원이 이러한 언행을 상습적으로 자행한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라며 반성과 함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파문이 일자 한기수 시의원은 언론보도문을 통해 "무심코 행한 말과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심장을 뚫을 수 있는 비수가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한 실수를 인정한다"면서 "적절하지 못한 말과 행동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 드리며 장애인들의 권익향상과 인권신장을 위한 의정활동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9일 기자회견에서는 "시의원이 신상발언을 하고 정당에서 성명서를 발표한 시점이 야권후보 단일화를 앞둔 상황이어서 정치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을 수 있다"는 질문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김은동 시의원은 "한기수 의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개선을 바랐던 것 뿐"이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