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곡 '옹벽아파트' 주민 갈등 7개월
사곡 '옹벽아파트' 주민 갈등 7개월
  • 김경옥 기자
  • 승인 2012.0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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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동마을 주민, 피해보상 요구 시청 앞 집단 시위

시 "2차 안전진단 권유"…건설업체 "보상 나설 것"

▲ 사곡리 두동마을 주민들이 아파트 공사 현장의 옹벽으로 인해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며 지난 7일 거제시청 앞에서 집단시위를 벌이고 있다.

거제시 사등면 사곡리 영진자이온스 아파트 신축에 따른 피해를 7개월째 호소하던 두동마을 주민들이 지난 7일에는 시청 앞에서 집단시위를 벌였다.

꽃샘추위가 옷깃을 스미는 날씨에도 일흔이 넘은 노인들은 '주민의사 무시한 거제시의 허가행정 강력히 규탄한다', '자연환경 훼손한 아파트허가 거제시는 즉각 취소하라'는 내용이 적힌 펼침막과 피켓을 들고 2시간동안 시위를 계속했다.

제춘근 사곡 영진자이온스 주민피해 두동마을 대책위원장은 "그간 옹벽의 안정성과 시각적인 압박 문제를 수차례 민원으로 제기했지만 사업자와 행정은 요지부동"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두동마을에서 30년을 살고 있다는 김향자(72) 할머니는 "평화롭던 마을에 산같이 높은 옹벽이 생기니 무섭고 두렵다"면서 "예전부터 물이 샘솟는 곳이어서 물로 인한 피해가 많았던 곳에 아파트가 들어서니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거제시가 주로 연로한 노인들이 사는 마을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지방 일간지 2개와 면사무소 게시판 주민공람공고 만으로 이해관계인의 의견청취를 형식적으로 마친 결과라는 입장이다.

또 빗물이나 지하수에 취약해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보강토 옹벽 대신 자연 조경석으로 법면부분을 처리해 안전과 미관을 확보해 줄 것을 주장했다.

실제로 옹벽 공사가 시작된 지난해 여름부터 먼지나 소음 등 인근 지역주민들의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해 10월에는 옹벽에서 넘쳐난 토사가 한 민가를 덮치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이런 가운데 거제시 환경성검토협의회 위원 9명 가운데 7명이 높은 표고차와 경사도를 지적하며 재해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명은 시청 공무원으로 "환경관련 계획수립 후 사업을 시행토록 조치하겠다"는 짧은 내용의 원칙적 의견만 내놨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문제 삼고 있는 옹벽 공법에 대해 주민들의 불신 해소를 위해 2차 안전진단을 권유했다"면서 "사업자에게도 주민들과의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시행사 측은 현재 직접 피해자인 옹벽 아래 주민들과의 협의를 진행중이며, 간접적으로 피해를 봤다는 인근 주민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보상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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