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사정 모르는 외지인이 '타깃'…시민들 항의
복합할증료를 노린 일부 양심없는 택시 기사들의 꼼수에 시민들이 화가 났다.
지난 5일 옥수동에 살고 있는 주부 손모(57)씨는 고현에 가기 위해 장승포 시외버스정류장 앞에서 택시를 탔다가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손씨에 따르면 당시 택시기사는 15여분이면 당도할 수 있는 고현사거리를 30여분 이상 걸리는 옥포-연초 구간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멀쩡히 뚫려있는 아주터널을 두고 왜 옥포쪽으로 돌아가려고 하느냐며 항의하자 '돌아가면 될 것 아니냐'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는 것.
아주터널을 이용할 경우 장승포시외버스정류장에서 고현시장까지는 약 1만1,000원 정도의 요금이 나온다. 하지만 옥포-연초 구간으로 돌아가면 택시비만 약 1만5,000원 부과되고 여기에 '복합할증료' 3,000원까지 더하면 2만원 가까운 택시비를 지불해야 한다. 택시비가 두 배 가까운 차이다.
'복합할증료'란 동지역에서 면지역, 혹은 면지역에서 동지역 등 운행도중 행정구역이 달라지는 경우 총요금의 35%를 할증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옥수동에서 고현에 갈 경우 아주터널을 거치면 같은 동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라 할증료가 부과되지 않지만, 옥포로 돌아갈 경우 연초면을 지나므로 할증료가 적용된다.
시간도 두 배 가까이 걸릴뿐더러 요금 차이까지 엄청나지만 일부 택시기사들은 탑승객들이 '할증료 적용'을 잘 모른다는 점을 악용해 종종 시민들을 우롱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얄팍한 요금상술이 장승포시외버스터미널 등 외지 관광객들을 상대로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
지난 2월 말 거제를 방문했던 조민정(32)씨는 "장승포에서 택시를 타고 고현까지 왔는데 1만6,000원의 요금을 지불했다. 고현에서 만난 거제 친구에게 얘길했더니 '터널'로 오면 1만원 조금 넘는 요금만 지불하면 되는데 속았다"고 말했다며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어 "외지 사람들이 현지사정을 잘 모른다는 점을 이용해 택시기사가 꼼수를 부린 게 아니냐"며 "안그래도 '바가지 도시' 거제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대중교통인 택시요금 사기까지 당한 것 같아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시에 따르면 현재 택시이용 시 '할증료'가 적용되는 경우는 심야, 복합(면-동 이동시), 시외 등 3가지 경우다. 이중 심야, 시외는 총요금의 20%를, 운행중 면-동 구간이 달라지는 복합할증의 경우 총요금의 35%를 할증료로 지불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2009년 시 차원에서 관련 문제에 대해 주의해 달라는 행정 권고를 했다. 대부분 정직하게 운행하는데 일부 택시기사들이 그러는 것 같다"며 "위법한 상황이 아니라 행정력으로 강제할 수는 없는 문제고 택시업계 차원의 자정 노력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행정이 이처럼 적극적 계도를 외면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무양심' 택시 기사들의 얄팍한 상술이 관광거제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시민 불만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