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고공행진 '알뜰주유소' 없나?
휘발유값 고공행진 '알뜰주유소' 없나?
  • 김경옥 기자
  • 승인 2012.0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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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1호점 장승포농협주유소 지정, 가격 인상 억제

추가 지정 등에 행정당국은 뒷짐…통영시 지원과 비교

▲ 장승포농협주유소가 지난달 말 거제시 알뜰주유소 1호로 지정됐다. 지난 15일 장승포농협주유소와 인근 주유소 2곳의 휘발유 가격은 고현지역 다른 주유소보다 리터당 최대 100원 가량이 저렴하다.

거제지역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 대를 돌파한 뒤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휘발유를 구입할 수 있는 주유소를 찾아 헤매는 운전자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당연히 휘발유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알뜰주유소'를 찾는 사람이 많다. 거제에도 '알뜰주유소'가 있을까?

정부는 NH농협주유소를 기반으로 알뜰주유소를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그 결과 경남지역 알뜰주유소는 50여개, 전국에는 350여개로 늘었다.

이처럼 경남지역은 다른 시도에 비해 많은 수의 알뜰주유소가 있지만, 거제는 아주동에 위치한 장승포농협주유소 한 곳만이 지난달 말 알뜰주유소로 지정됐을 뿐이다.

거제지역 알뜰주유소 1호인 장승포농협주유소의 15일 현재 휘발유 값은 리터당 1,996원. 고현의 다른 주유소보다 최대 100원 가량이 저렴했다. 70리터를 기준으로 하면 7,000원 차이다.

그러나 '알뜰'이라는 용어를 형상화 한 알뜰주유소 고유의 심벌마크가 없어서인지 이곳에서 주유를 하고 있는 사람조차 알뜰주유소 지정 사실을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장승포농협주유소 관계자는 "지난 2009년 개업한 이후 농협주유소라는 특이성을 생각해 인근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왔다"면서 "개업 때부터 알뜰주유소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업체의 경우 신규 주유소와 달리 알뜰주유소임을 상징하는 도색이나 심벌 등을 의무적으로 교체하지 않아도 되고, 알뜰주유소가 됐다고 해서 기존 가격이 특별히 낮춰지는 것도 아닌데 '알뜰주유소 안 안뜰하다'는 오해를 받을까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또 알뜰주유소의 본래 목적은 가격인상 폭을 억제하는 것인데 시민들은 단순히 '가격'만으로 알뜰주유소를 평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한 몫 했다.

주유소 관계자는 또 "인근 주유소가 정유사로부터 공급받는 금액을 서로 알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기름값을 낮춰 거제시 전체 유류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무턱대고 가격인하로 경쟁하다보면 단속을 피해 유사기름 등을 섞어 파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장승포농협주유소가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휘발유를 판매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는 농협주유소의 규모가 개인이 운영하는 주유소에 비해 2배 정도 큰 게 주된 이유일 것이라 판단했다. 한번에 50만리터를 저장할 수 있는 지하 저장고에 자금력을 동원해 공급가가 저렴할 때 기름을 공급받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러나 거제시는 심사나 지정 등 알뜰주유소에 관련한 사항과 유류세, 공급가격 등 휘발유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한계를 넘어선 부분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휘발유값이 비싸다는 것을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업계 관계자에게 가격인하를 권유하고 있지만 강제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 어려움이 많다"면서 "공급가와 유류세가 인하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조건 싸게 팔라고만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영시는 전국 최초로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는 업체에 시설자금지원을 해주고 있다. 최대 5개 주유소를 알뜰주유소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는데 드는 시설개선자금의 자부담 30%중 10%에 해당하는 300여만원을 보조금으로 지원해 준다.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시가 묘책을 찾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니 다른 지자체보다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주유소별 기름값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오피넷'에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해 보면, 거제시의 휘발유값은 인근 지역보다 리터당 평균 50원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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