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여는 선거가 되었으면
희망을 여는 선거가 되었으면
  • 거제신문
  • 승인 2012.03.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포성당 신부 허철수

어느 한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국민들의 지지도가 80%를 넘었다면 금세기에 있어 전무후무한 사건일 뿐 아니라 역사에 길이 남을 일입니다. 실제로 그러한 일이 브라질에서 일어났습니다.

주인공은 룰라 다실바라는 35대 브라질 대통령입니다. 대통령 룰라는 3번의 고배를 마시고 4번째 당선되었고 연임까지 마쳤지만 아직도 그의 지지율이나 명성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룰라는 빈민가에서 태어나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으며, 그가 금속기능사 자격을 땄을 때 온 동네가 축하를 할 만큼  그 지역이 얼마나 열악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그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많은 외신기자들이나 해외 투자가들은 브라질을 떠나면서 그는 글을 모른다거나, 영어도 할 줄 모른다거나, 혹은 이제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처럼  세계의 최빈국이 될 것이라며 악담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룰라는 좌파니 무식쟁이니 하는 말들은 염두에 두지 않고 착실하게 빈민구제와 교육정책을 추진하여 빈부격차를 줄이고 중산층을 탄탄하게 만들어 브라질을 세계 경제대국 8위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는 눈물이 많았고 그의 성공을 자기에게 두지 않고 자기와 같은 처지에서 용기를 잃지 않고 함께 해준 국민들에게 돌렸습니다.

이러한 사람과 한 시대를 살아가는 저로서는 그가 부러울 뿐 아니라 총선을 준비하는 우리나라를 보면서 아직도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조폭보다 못한 패거리 정치판에 하루살이 같이 맴도는 군상들이 추하게만 느껴져 또 한 번 실망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정치인도 정치가도 아닙니다. 하지만 헌법 제1조 2항을 보면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은 나라의 주인이오, 이 주인이 모두 생업에 종사하면서 정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녹을 주어 머슴을 사고 그 머슴들이 주인의 녹을 받아 주인 대신에 정치를 하게 되는데 녹을 대는 주인은 안중에 없고 상머슴에게 굽실거려 마치 자기들이 주인 행세를 하니 나라꼴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이런 머슴들은 쫓아내고 주인을 제대로 알고 섬길 줄 아는 참된 정신을 가진 머슴이야 말로 우리가 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리는 다수결에 의해 정해지지 않습니다. 대중은 우중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반드시 다수가 옳다는 것이 아니요 작은 것도 소중하며 비록 가진 것이 없고 배운 것이 없다 하더라도 인간이 인간을 소외시키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냄새가 나는 사람, 미래를 내다보고 님비현상에 빠지지 않는 사람, 개발보다 자연을, 단기순이익보다 원시안적 생산과 이익을 볼 줄 아는 사람, 개인이나 어느 집단의 이익보다 원칙아래 공동의 이익이 창출되기를 바라는 사람, 한편에 쏠리지 않고 정의로운 사람, 소속정당보다 공동선을 추구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총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사람들이나 총선에 투표를 해야하는 우리는 어느 분이 당선되더라도 물러날 때 박수를 받는 사람이 그립습니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도 완벽하지 않았고 실패한 부분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분은 성공도 실패도 국민과 함께 했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분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