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통영 도시가스 주배관공사가 진행 중인 사등면 지석리 앞 커브 길 2차선 위로 깔린 철판이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안전대책 없이 방치돼 있어 운전자들의 안전 운행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일 운전자 이모(30)씨는 "지석리로 들어선 뒤 커브를 돌면 갑자기 2차선이 울퉁불퉁한 철판길로 바뀐다"며 "별다른 안내 표지판이 없어 그대로 진입하다 갑자기 차량이 크게 흔들리고 심한 진동 때문에 급히 1차선으로 차선 변경을 시도하다 사고가 날 뻔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운전자들이 위험하게 차선 변경을 시도하거나 갑자기 속력을 늦춰 사고가 날뻔한 것을 여러 번 목격했는데도 제대로 된 안전 지도는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일에는 한 운전자가 문제의 지점을 지나다 교통사고가 발생했지만, 시공사 측 보험회사에서 100% 운전자 과실이라며 보상 책임을 미루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운전자 김 모씨는 "비가 오는 상황이었고 갑작스레 커브길에 철판이 나타나 1차선으로 차선변경을 시도했지만, 이미 주행중인 차량이 있어 하지 못했다. 철판 위로 차량이 올라가자마자 바로 돌기 시작하더니 이내 미끄러지며 콘크리트 벽에 부딪쳤다"고 사고 당시를 설명했다.
김씨를 황당하게 만든 것은 그 후 보상처리 과정. 사고 발생 후 시공사인 현대건설로부터 하청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던 G개발 관리차장이 김씨에게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회사 측에서 보험을 들었으니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며 차량등록증과 견적서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사고 발생 일주일 뒤 보험회사가 '법률자문을 통해 과실 여부를 확인했는데 공사업체에 잘못이 없다. 운전자 과실이니 보상을 전혀 해줄 수 없다'고 번복하고 나섰다.
김씨는 "서행하라는 표지판도 없었고 철판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는데 공사업체에 잘못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공사업체에 연락하면 보험회사에서 처리할거라고 하고, 보험회사에서는 업체 잘못이 아니라서 보상을 못해주겠다고 나오니 어이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보험사 측에 확인을 해보니 CCTV 분석 결과 그 시각 해당구간을 지나던 12대 차량 중 김씨만 사고가 나서 김씨의 과실로 판단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어떤 사고도 한 쪽의 100% 과실은 없다는 게 상식인데 보상을 전혀 해줄 수 없다고 보험사가 나왔다는 건 문제가 있다. 보험사 측에 다시 확인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