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거도 정당공천제 폐지토록 입법화 추진"
네거티브선거 논란에 "구태정치 지나쳐 못 참았다"

박종식 전 수협중앙회장과의 단일화에 성공한 무소속 김한표 후보. 그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다소 이색적이다.
'12년 백수'에서부터 '총선 삼수생' 등 국회의원 후보로서는 크게 달갑지 않은 표현이지만, 김 후보는 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인다.
경찰서장직에서 물러난 뒤 지금까지의 개인적 정치적 여정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는 절박감도 동시에 감지되는 대목이다.
마이너스 재산으로 어렵게 총선에 출마한 그는 무소속이다. 정당정치를 표방하는 우리나라 정치구조상 무소속 정치인이 설 자리는 별로 없지만, 김 후보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집권당 소속 국회의원이 지역발전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이해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여당만이 아니라 야당도 지역발전에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소속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당선되든 열심히 일하기 나름이라는 뜻입니다."
내친 김에 무소속 후보로서 자신의 정치적 이념적 정체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중도에서 좌파와 우파를 모두 아우르는 균형 잡힌 중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념적 편향 없이 좌파든 우파든 잘 잘못을 지적하고 칭찬할 수 있는 성향이라고 판단해 주길 바랍니다."
오로지 '중립'만을 강조하는 김 후보지만, 그는 최근 '네거티브 선거'의 한 축에 서 있다. 여당 후보측에서 과거 자신의 전력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고 나오자 여당후보 측에 "안하무인과 탈법으로 먼저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대응하면서 선관위까지 자제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 정당정치가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게 된 것은 흑색선전, 금품선거, 관권개입 등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흠집을 들춰내면서 자신이 올라서려는 접근방법인데, 정치 선배로서 몇 차례 참았지만 도가 지나치다고 판단했습니다. 선거나 정치,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도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김한표 후보의 화살은 주로 여당과 여당 소속 후보에게 날아갔다.
"과거 한나라당이 천막당사로 변화를 시도했고, 당 이름까지 바꿔야 했지만 크게 변화된 것이 없습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지만요. 이것은 줄 세우기를 통한 계파정치가 뿌리 깊게 박혀있기 때문입니다. 여당 공천위원회가 1~2분 면접만으로 예비공천자를 결정하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요? 정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지방의원은 물론 국회의원까지 모두 공천제를 폐지해야 합니다. 모두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면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정당에 입당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현재의 제도정치권에 직격탄을 날린 김 후보는 자신이 당선될 경우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선거관계법을 개정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는 무소속이지만 당선되면 여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설에 대해서는 김 후보 역시 매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기본적으로는 무소속 원칙에 충실하겠다는 것입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을 만큼의 상황이 온다면 입당이 불가피하겠지만, 그럴 경우 두 번 다시 출마하지 않겠다는 사전 약속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당 후보와 언쟁을 벌이고 있는 '서민후보' 얘기가 나오자 자연스럽게 공직생활 이후의 '생활고'를 털어놨다.
"한 마디로 눈물 젖은 빵을 먹었습니다. 공직사회 진출은 차단된 채 가족이 생계를 이어갔고, 저는 창신대 겸임교수로 용돈을 벌어 쓰는 정도였습니다. 지난 공직생활 때문에 서민이라는 표현이 어색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수억 원이나 되는 골프회원권을 가진 여당 후보가 서민후보는 아니잖아요?"
무소속 후보다보니 국가 정책현안에 대한 입장을 제대로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하자 크게 두 가지를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는 친 기업정책을 폈지만 그 열매가 국민들에게 돌아가지 못하면서 양극화를 심화시켰습니다. 20대 반값등록금, 30대 일자리 창출, 40대 주거환경 해결 등 국민이 체감하는 정치를 못했다는 것입니다.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한미FTA는 현실적으로 폐기하는 것은 어렵고 독소조항만 재협상을 통해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된다고 봅니다."
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침체되고 있는 조선 산업을 걱정하면서도 문화관광산업 발전을 강조했다.
"제가 당선되면 조선 산업을 정책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싶습니다. 여의치 않다면 천혜의 자연환경을 관광 상품화시킬 수 있도록 문화관광위원회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대담이 끝날 무렵, 그는 최근의 '네거티브 선거' 양상을 다시 한 번 거론했다.
"선거와 무관한 일을 부풀리기 수법으로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선거풍토에는 유권자 여러분들께서 단호히 대처해 주시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