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터널, 숟가락으로 뚫어도 벌써 뚫었다"
"명진터널, 숟가락으로 뚫어도 벌써 뚫었다"
  • 박유제 기자
  • 승인 2012.0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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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①]새누리당 진성진 후보

"MB정부, 위기극복 공적 있지만 정치·도의적으로 국민신뢰 잃어"
"당선되면 국토해양위 활동 희망, 정치관계법도 개정할 것"

당내 경선을 통해 어렵사리 본선에 진출한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지난 4년여에 걸친 국정을 '불통'이라는 한 마디로 평가했다. 여당 후보의 입에서 '불통'이라는 말을 언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비롯해 현 정부의 공이 적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지난 18대 공천 때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에게 공천을 주면서부터 국민들의 눈 밖에 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정치 도의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못 받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내곡동 사저 문제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를 못했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 강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집권 초기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지만, 결국 불통정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살아 있는 대통령이 소통과 진정성이 있었던 죽은 노무현을 살렸다'는 말까지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여당 후보가 현직 대통령의 실정을 직설적이고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지만, 상당수 여당 후보들이 MB정부와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와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친 이명박계'에 몸을 싣고 있었던 진성진 후보가 어느 새 '친 박근혜계'를 표방하고 나서면서부터 대통령의 '과오'를 따지는 것이 비교적 자유로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친이계'에서 '친박계'로 말을 옮겨 탄 이유를 물어보니 의외로 솔직한 답변이 나왔다.

"18대 국회의원선거 경선과정에서 김기춘 당시 국회의원과의 대결구도가 필요했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특보를 맡았습니다. 헌신적으로 정권 창출에 도움을 줬지만, 결국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정치지망생으로는 다른 선택이 필요했고, 그 결과 이번에 공천을 받게 됐습니다."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와는 같은 변호사이면서도 서로 다른 정치철학과 가치관을 가졌다는 평가에는 손사래를 쳤다.

"김한주 후보는 사랑하는 후배 법조인이고, 훌륭한 캐릭터를 가진 양질의 후보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저와 김 후보를 '삼성 변호사'와 '삼성을 이긴 변호사'라고 평가하는 것을 봤습니다. 제가 삼성중공업 고문변호사를 맡긴 했지만, 삼성 임직원과 협력업체 임직원들의 개인적 소송을 맡았지 회사와 노동자간 소송은 한 번도 맡은 적이 없습니다."

노동계의 가장 큰 이슈들 중의 하나인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기업과 노동자의 입장을 절충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당선될 경우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입법화를 추진하되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 회사의 긴급한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는 것이다. 무소속 단일화에 성공한 김한표 후보와의 여권성향 표 분산 가능성도 일축했다.

"김한표 후보의 친화력도 존중하고 또 지역선배로서도 존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연말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입니다. 한미FTA와 안보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무소속 후보의 득표력이 얼마나 될 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거제시 인구의 평균연령이 39세인데, 젊은 세대들의 표를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명진터널 개통을 꼽았다.

"처음 명진터널 얘기가 나온 지 벌써 50년이 다 돼갑니다. 숟가락으로 뚫어도 벌써 뚫었을 것입니다. 거제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명진터널이 반드시 개통돼야 하기 때문에 1호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임기 안에 이것만큼은 반드시 실천할 각오입니다."

검사 출신의 진성진 후보지만, 법조인으로서 반드시 제정하거나 개정하고 싶은 법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다소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정치지망생들의 활발한 진출을 돕기 위해 정치관계법을 개혁하겠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400만 명의 선거운동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당선됐고, 저 역시 8천여 명의 선거운동 자원봉사자의 힘으로 공천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온라인상으로만 가능한 선거운동 자원봉사자를 오프라인으로도 가능하도록 입법화를 추진하겠습니다."

수사권 독립을 둘러싼 검경 갈등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여론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반응이었다.

"몇몇 정치검찰 때문에 검찰에 대한 국민 불신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심지어 경찰이 검찰을 고소하는 사례까지 나오니까요. 그러나 검사들에 대한 명확한 책임 규명과 투명한 인사고과가 이뤄진다면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대검 중수부도 반드시 있어야 할 이유도 없지만, 반드시 폐지할 이유도 없다고 봐요. 사법 권력을 감시할 권력도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마지막 질문으로 당선될 경우 국회 어느 상임위에서 활동하고 싶은지 물었더니 국토해양위원회라고 밝혔다. 초선 국회의원으로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에 "지식경제위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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