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역 고물상 주의보 발령
농촌지역 고물상 주의보 발령
  • 배창일 기자
  • 승인 2007.0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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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포·탑포마을 등 가정집에 고물상 무단 침입

농촌지역 가정집에 고물상들이 무단으로 들어가 농기구 등을 훔쳐가는 일이 성행,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이들 고물상은 집 주인이 없는 틈을 타 집 마당이며 창고를 뒤져 돈이 될 만한 물건을 닥치는데로 가져가고 있어 농한기 불청객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지난 9일 동부면 율포마을 김모씨(63)는 아내와 함께 친구 집에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 마당 한쪽에 놓아뒀던 호미와 곡괭이, 삽 등의 농기구와 고철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 집에 도둑이 들었다고 생각한 김씨가 황급히 집안을 살펴봤지만 귀중품, 통장 등은 그대로인 채였다.

그때서야 고물상 생각이 난 김씨가 이웃들에게 확인해 보니 약 1시간 전에 고철을 가득 실은 트럭이 마을을 지나간 사실을 알게 됐다.

잠시 집을 비운 새 고물상이 다녀간 것이었다.

같은 날 율포마을 최모씨(65)도 마을 노인정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마당에 쌓아 두었던 공병과 폐지가 모두 사라진 것을 알았다. 역시 고물상의 소행이었다.

또 지난 8일 남부면 탑포마을 박모씨(68)는 오전시간 고현에 볼일을 보러 갔다 돌아와 점심을 먹고 밭일을 하러가려다 깜짝 놀랐다. 농기구며 고철, 전선 등을 놓아뒀던 창고가 텅 비어있었던 것이다.

경찰에 신고한 박씨가 이웃들에게 자초지정을 설명했고 오전시간대 고물상이 마을을 다녀간 사실을 확인했다.

율포마을 이모씨(62)는 “고물상들이 비어있는 집에 몰래 들어가 농기구와 고철은 물론 양철대야 등 돈되는 물건이면 닥치는 데로 가져가고 있다”면서“트럭이 마을로 들어 올 때마다 고철상이 아닌가 다시 한번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이들은 농한기 농촌마을 주민들이 노인정과 마을회관 등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집을 비우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알고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농촌마을 특성상 대문을 잠그는 집이 거의 없어 고물상이 더욱 활개를 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탑포마을 윤모씨(59)는 “예전엔 고물상들이 마을 어귀나 공터에 버려져 있던 고철들만 가져갔는데 지금은 멀쩡한 물건도 아무렇지 않게 가져간다”면서“마을로 들어오는 도로에 주민들이 운영하는 임시초소 등을 만들어 고물상들의 횡포를 원천봉쇄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농촌지역에 고물상이 활개를 치고 있지만 현장 검거 외에는 이들을 붙잡을 수 있는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어서 농촌마을 주민들의 불안감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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