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의 노래'가 잊혀져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거제지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서조차 거제의 노래를 가르치지 않고 부르지 않는데다 어른들도 거제의 노래를 부를 기회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거제의 아름다운 비경과 거제사람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1953년 만들어진 거제의 노래는 거제시민들의 외면속에 사장(死藏)돼 가고 있다.
거제의 노래비는 거제시내 3곳에 세워져 있다. 1990년 거제JC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14호선 국도 고현대로변(세모 여객선 맞은편)에
세운 것이 하나요, 같은 해 12월 당시 거제군 새마을지도자들이 해금강 입구에 거제의 노래를 후세에 길이 알리기 위해 세운 것이 두
번째.
그리고 신현동인회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2004년 5월 거제종합운동장 앞에 세운 거제의 노래비가 그것이다.
이 노래비들은 하나같이 거제시민들에 의해 많이 불려지고, 거제도민들의 힘찬 기상과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세운 것이지만 정작 노랫말은 모두 달랐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우리 눈앞에서 벌어졌지만 노랫말이 제각각이라고 누구 한사람 지적하는 이가 없었다.
유명하신 분들(?)은 거제의 노래비가 세워질 때마다 몰려가 기념촬영을 하고 축하했다. 잘못된 노랫말을 널리 알리는데 적절한 추임새로 꼭 맞는 장단을 맞혀 준 꼴이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한 학생에게 거제의 노래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있게 “몰라요”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학교에서 안 가르쳐주더냐고 다시 물으니 “그런 거 배운 적 없는데요”라고 했다.
‘거제의 노래'가 거제시민들에게서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오히려 학교에서 거제의 노래를 가르쳐주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한 일인지도 모른다. 학교마다 서로 다른 거제의 노랫말로 학생들을 가르쳤다면….
거제의 노래가 잊혀져가고 있는데도 정확한 노랫말을 찾아 시민들에게 알리려는 노력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확한 거제의 노랫말을 찾는데 모두가 나서야 한다.
거제시가 말만으로 요란을 떠는 문화도시가 아닌 진정한 문화도시로 거듭나려면 ‘거제의 노래'부터 정립시켜야 한다.
하나된 ‘거제의 노래'를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쳐 부르게 하고, 관공서와 직장에서 그리고 모든 단체의 각종 행사 때 ‘거제의 노래'를 부르도록 한다면 어렵지 않게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친구사이였던 무원 김기호 선생과 청암 신용균 선생이 ‘거제의 노래'를 만든 이유를 되새겨야 한다.
청암은 그의 회고록 ‘孝는 사랑의 샘’에 「거제도민들이 육지인들에게 무시당하던 터라 고향을 통영이라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고향을 거제사람이라 해야 옳은데…<중략> 우리 거제를 찬양하는 정신 진작 교육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초대 교육감시절 거제의 노래를 공모했다고 적었다.
또 당시 하청중학교 교장이던 무원은 거제도를 7번이 돌아 본 뒤에야 거제의 노랫말을 완성, 응모했다고 한다.
거제를 위한 그들의 사랑과 열정을 지금의 우리는 너무도 쉽게 내팽개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