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선·삼천포대교 분쟁 참고, 정확한
명칭 우선해야
시민들 “우길게 따로 있지, 당초 거산대교 였다” 주장
거제와 부산을 연결하는 해상도로 명칭을 둘러싸고 거제시와 부산시 간 논쟁이 우려, 지금부터 이 다리의 명칭 부여를 확실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GK해상도로(주)(대표 이석희) 사업단이 주관하는 이 교량 건설은 거제와 부산을 잇는 8.2km의 해상교량으로 현재 거제시는 이 교량의 명칭을 거제시와 가덕도를 잇는 대교라는 뜻으로 ‘거가대교’로, 부산시 일부 시민들은 가덕과 거제를 연결하는 해상도로라는 뜻으로 ‘가거대교’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거제시민들은 애시 당초 이 대교의 명칭을 ‘거산(巨山)대교’(거제와 부산 약칭)로 명명했으나 거산이 지역출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호인 점을 감안, 거가대교로 명칭을 바꾼 마당에 난데없이 지금 와서 무슨 뚱딴지 같이 가거대교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부산시의 아리송한 명칭 표기
경남도와 부산시가 각각 15명과 17명의 공무원을 파견, 사실상 이 사업의 감독관청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설립한 조합명칭도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건설조합’으로 확정하는 등 부산시를 우선 표기해 부산시의 세에 밀린 경남도가 억지춘향 격으로 부산시의 의도대로 명칭을 양보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종 이 해상도로의 공식 명칭을 부여할 경우 부산시는 이같은 명칭을 참고토록 고집하는 등 거제시와 부산시간 논쟁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자신들 지역 부각을 위해 공공시설의 경우 지역 명칭이 우선되도록 고집하는 점을 감안, 부산시측 고집도 만만찮을 것이라는 분석들이다.
명칭 둘러싼 갈등 사례
지난 2003년 4월 개통한 삼천포와 남해 창선을 잇는 4백83m의 교량도 명칭을 둘러싸고 주민들간 갈등을 빚은 끝에 공식 명칭을 창선·삼천포대교로 부여하고 구간마다 다른 명칭을 부여하는 헤프닝을 겪기도 했다.
더구나 최근에는 수도권 지역에서도 공공시설물 명칭을 둘러싸고 자치단체 간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와 남양주시는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1공구(서울 강동구 하일동-남양주시 와부읍 삼패동) 구간에 건설 중인 교량 명칭을 놓고 하남시는 ‘하나대교’로 남양주시는 ‘남양주대교’로 명명해야 한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시설물 명칭이 실제 행정구역과는 달라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용인시는 최근 건설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경부고속도로 ‘수원IC’ 명칭을 용인시 지명이 들어간 명칭으로 변경해 줄 것을 건의했다.
용인시는 수원IC가 행정구역상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에 있는데 수원이라는 지명을 사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수원IC’의 명칭을 ‘영덕IC’ 또는 ‘신갈IC’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양평 주민들도 ‘강경국도’로 불리는 서울-양평간 6번 국도를 ‘양평가도’로 변경해야 한다며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양평군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
이밖에도 과천에 있는 ‘서울대공원’과 ‘서울랜드’,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과 ‘서울톨게이트’ 등도 각각 ‘과천대공원’과 ‘과천랜드’, ‘성남공항’과 ‘성남톨게이트’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해당 지역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오는 2010년 완공목표인 거제-부산간 연육교도 거제시의 당초 의도대로 ‘거가대교’ 명칭 공식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민 옥모씨(53·신현읍 고현리)는 “향후 대교 명칭을 둘러싸고 거제시와 부산시간 빚어질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대교의 명칭을 명확히 해 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모씨(46·거제면)는 “거가대교 외 다른 명칭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거제시가 적극 나서 시민 공감대를 형성, 분쟁의 소지를 없애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K해상도로(주) 관계자는 이 사업체의 법인 등록까지 GK(거제Geoje와 가덕Gaduck 또는 Kaduck), 즉 거제-가덕으로 표기해 최종 명칭 확정에는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4년 12월, 착공한 거가대교는 현 공정 35%를 보이는 가운데 물량장 및 공용부두 신축, 침매터널 동측기반시설 준설 착수, 교각 케이슨 기초 준설 및 케이슨거치, 저도-중죽도 간 터널 시공 등 오는 2010년 연말 완공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