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과 달리 거제에서만큼은 여당의 '20년 아성'이 무너졌다. '노동자의 도시' 거제에서 야권후보 단일화까지 성공시켰지만 또 다시 석패의 '쓴 맛'을 봐야 했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무소속 후보의 당선을 두고 이런저런 이유를 둘러대겠지만, 거제의 민심은 어쨌거나 제도권 정치에 등을 돌렸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위원장이 두 차례나 거제를 방문해 진성진 후보 지지를 호소했지만, 득표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심판,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 조직 장악에서 실패한 후보의 선거 전략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 단일후보로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진보신당 소속의 김한주 후보 역시 정치적 조직적 한계를 드러냈다. 비록 근소한 표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고는 하지만, 노동자 밀집도시라는 지역특성과 야권 단일후보였다는 점에서 보면 '절반의 성공'도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보수정치든 진보정치든 여기서 좌절해서는 안 된다.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는 지역과 나라의 미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양대 축이며 소중한 자산이다.
거제 새누리당은 후보 공천 이전부터 시작된 조직적 갈등과 분열을 추스르면서 전국적 승리에도 거제에서는 패배한 원인부터 찾아보는 일이 시급하다.
야3당 역시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노출된 정당 이기주의를 어떻게 극복하고 연말 대통령선거를 준비할 것인지 활발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성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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