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선
염수선
  • 거제신문
  • 승인 2012.04.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럼위원 윤병운
윤병운 거제시 농업경영인 연합회장
농사를 짓는 데 있어서 종자 선택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었는데 종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선별 과정이다. 좋은 유전자를 지녔더라도 제대로 여물지 못하면 껍질 속에 병원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농업에서는 이러한 미숙 종자를 예방하기 위해 보통 소독약을 사용하는데 생명의 오묘함이라 할까, 속은 덜 여물었지만 껍질은 단단하여 소독약은 미숙 종자의 껍질 바깥쪽은 소독할 수 있지만 그 속까지는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벼농사에 있어서 그 미숙 종자로 인하여 발생하는 키다리병 역시 예방하지는 못한다.

지혜로운 우리의 조상들은 여물지 못한 씨앗을 소독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찾았으니 이를 '염수선'이라 한다.

이는 깨끗한 물에 소금을 풀어 볍씨를 넣고 수면 위로 떠오르는 여물지 못한 볍씨를 선별하는 방법이다. 수면 위로 떠오르는 볍씨를 모두 제거하고 가라앉아 있는 종자만을 사용해야만 키다리병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키다리병은  말 그대로 잎이 빨리 자라는 병으로 처음에 자랄 때는 일반 정상묘에 비해 빨리 크기 때문에 얼핏 우수한 종자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키가 너무 빨리 자라기 때문에 뿌리가 그 역할을 다할 수 없어 결국에는 말라 죽거나 살아도  포기안기를 하지 않아 수확을 감소시키는 병이다.

뜨거웠던 4월 총선이 끝났다. 이번 19대 총선 정국과 관련된 보도들을 보면서 마치 전시 체제로 전환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벌써 용어에서부터 낙동강 벨트 구축이냐 수성이냐, 박풍이 강풍이냐 미풍이냐, 단일 전선 구축 등등의 흥미진진한 전쟁 드라마의 종결처럼….

어쨌든 4년짜리 국회의원 종자 선택은 마무리되었다. 얼마나 싹을 잘 틔울 것인지 꽃은 또 얼마나 향기로울지, 얼마나 야무진 열매를 맺을 것인지, 민심의 선택이 얼마나 현명하게 반영되었는지는 새로운 선량들의 앞으로 4년 행보가 보여 줄 것이고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대한민국 제 19대 총선에서 경남도 12명의 종자를 선택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선택은 거제의 무소속 종자가 아닌가 싶다. 거대 여당의 공천 후보와 야당의 단일화 후보를 물리쳤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정치는 정당정치라 할 만큼 정당의 역할이 중요할진대 정당의 지지기반을 가진 후보들을 제외하고 무소속 후보를 지지한 거제의 바닥 민심은 과연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

7년의 긴 세월을 굼벵이로 살아야 비로소 허물을 벗고 매미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세 번의 도전, 그리고 12년간의 정치 인생에서 훑은 바닥 민심과의 소통이 그로 하여금 일 잘하는 서민의 지팡이가 되게 할 거라는 시민의 기대가 더욱 클 것이다.

어쨌든 튼튼한 지팡이가 되고 그 지팡이에서 싹이 나고 꽃이 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 격려해야 함은 그를 지지했던 유권자들과 거제 시민의 몫이리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