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면 다음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요? 지난해 국가 부채 이자만 46조원, 20일 마다 세무 정책 바뀜, 노동인구 4명 중 한 명이 공무원, 실업률 40% 이상, 극심한 탈세와 부정부패,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오아카 주경기장 매물로 내놓음, 가장 잘되는 가계는 전당포.
이미 눈치 채셨겠지만 이 나라는 발칸 반도에 있는 그리스다. 올림픽이 시작된 화려한 신화의 나라.
사실 나는 정치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지난 주 총선 때는 이렇게 아무에게나 투표를 하면 안되겠다 싶어 선거 홍보책자를 잠시 들여다보았다. 그러다가 나답지 않게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다른 동네 국회의원들의 공약을 보게 되었는데 나는 그 공약들을 보면서 기가 찼다. 정말로 누가 봐도 공약(空約)인 공약(公約)들이 버젓이 선관위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었다. 그렇게 많은 비용은 대체 어디서 나오며 당신들이 그 자금을 다 대고 그 비용을 다 마련할거냐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 대책도 없이 허황한 약속을 하는 것이냐고 묻고 싶었다.
그리스 재정위기가 이유가 단지 포퓰리즘 때문인 것은 아니지만 그 포퓰리즘도 큰 역할을 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자신이 당선되기 위해서는 서민들을 속이는 사탕발린 공약을 하고 나라야 망하던 말든 자기만 당선되고, 자기 잇속과 명예욕을 채우겠다는 일부 정치인들의 몰지각함 때문에 우리도 조만간 재정이 바닥나고 연금이 바닥날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경제학자들이 경고한 바 있다. 마치 서로 누가 빨리, 많이 돈을 끌어다 쓰나 경쟁을 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세계에 유래가 없는 위대한 국가이다. 인적자원만 가지고도 세계 일류 국가가 되었고 세계 어느 나라를 다녀 봐도 우리나라처럼 IT가 발달하고 문화 발전이 빠른 나라는 없다. 나는 우리나라가 정말 자랑스럽다.
그런데 인천시가 재정이 바닥나 공무원 월급을 제때 주지 못했으며, 용인시는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월급 인상분을 반납했다는 것을 아는가. 드디어 우리에게도 올 것이 오고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부채가 얼마인지 기억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총 금융부채는(가계, 공공, 기업 포함) 지난 2011년 3,300조원을 돌파했다. 일단 나부터도 이 빚에 대한 현실감이 없고 내 개인의 빚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부채는 바로 우리 개개인의 빚이다.
나는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이다. 정치에 대해 일자무식하고 나라 경제가 어찌 돌아가는지 관심도 없고 누가 당선되든지 말든지 상관없다. 이런 나 같은 사람의 입에서까지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은 이미 경고의 차원을 넘어섰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나는 지난주에 새롭게 당선된 우리 국회의원들이 부디 이 미미한 동네 아주머니까지도 걱정하는 일을 깊이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 일만 벌이고 돈을 갖다 쓰는 사람들이 아니라 진정 나라를 생각하고 후손을 생각하는 현명한 정치인들이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