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 열리고 프로그램 다양…준비 부족은 '옥의 티'

거제시가 야심차게 마련한 2012년 세계조선해양축제가 지난 3일, 꿈의 바닷길 개통을 시작으로 5일간의 일정으로 열렸다.
'꿈이 열리는 바다, 오월의 거제'라는 슬로건으로 처음 열린 이번 축제는 조선해양산업과 관광이 결합한 새로운 시도, 꿈을 실현하는 과정으로 평가받았다.
시는 이번 축제를 위해 고현만 1km에 달하는 해상에 뗏목을 이어 붙여 '꿈의 바닷길'을 개통하고 범선, 요트, 아쿠아 펜션 등의 선박 승선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꿈의 바닷길은 50여명의 어민들이 굴·멍게 등 양식장에서 생업으로 사용하는 뗏목 120개를 무상으로 기부 받아 연결했다. 따라서 관 일변의 축제가 아닌 민·관·기업이 하나가 돼 축제를 만들었다는 의미가 부여됐다.
지난 2일부터 속속 행사장에 정박한 범선, 요트, 등은 풍성한 체험행사에 동참했다.
러시아 국적의 범선 '나제쥬다'호는 총 톤수가 무려 2,297톤, 길이 109m, 폭 14m, 깊이 7m의 초대형 범선이다. '코리아나'는 총 톤수 135톤, 길이 41m, 폭 14m, 깊이 2.9m의 규모를 자랑한다.
뿐만 아니다. 크루즈 요트 1척, 딩기요트 등 13척, 경비정 1척, 충무공 이순신함, 방제정, 거북선 1척이 역시 꿈의 바닷길에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14일부터 고현항에 자리 잡은 부선 오페라크루즈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공연행사도 풍성했다.
고현만 일대는 매일 밤 해상 불꽃쇼와 해상 멀티미디어쇼를 볼 수 있었다. 시는 이 축제를 위해 주 행사, 문화공연, 경연대회, 참여행사, 전시판매, 특별행사 등 6개 분야 38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김혜연, 알리, 시크릿 등 국내 유명 연예인이 출연한 4일 늦은 밤 개막공연은 가장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이 참여, 축제 열기를 고조시켰다.
또 KBS '출발 드림팀' 녹화 촬영이 6일 낮 12시부터 해상무대에서 진행돼 관심을 집중시켰다.
참여행사의 압권은 통구미배 경주대회였다. 통구미배는 남해와 서해에서 낚시, 자망, 문어 잡이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됐던 전통 고기잡이 어선으로 임진왜란 당시 어선으로 가장해 적진을 살피는 '탐후선'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9명을 한 팀으로 하는 이 대회에는 38개 팀이 참여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이번 축제는 해결해야 할 문제 또한 적지 않았다. 먼저 행사의 메인무대가 된 부선 오페라크루즈가 바다의 무적선박임이 밝혀지면서 안전성 논란이 제기됐다.
당초 참여키로 했던 일부 범선들의 이탈, 규격과 크기가 다른 뗏목을 이어 붙이면서 생긴 울퉁 불퉁한 바닷길 노면은 여성, 노인, 어린이들이 걷기에 불편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불과 1km 남짓한 바닷길 입장료 7,000원은 타 행사의 입장료에 비해 비쌌다는 것이 중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