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중 중퇴 김종대씨, 50년 만의 졸업장
거제중 중퇴 김종대씨, 50년 만의 졸업장
  • 거제신문
  • 승인 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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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인 지난 15일 50년 만에 중학교 졸업장을 받은 만학도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인 김종대(67) 씨는 아주초등학교를 졸업하고 1960년 거제중학교에 입학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지만 배우겠다는 의지 하나로 당시 장승포에 있던 거제중학교까지 십리 길을 걸어서다녔고, 도시락도 싸지 못해 점심시간에 밖에 나가 배고픈 설움을 삼킨 날도 많았다.

그런 형편에도 굴하지 않고 김 씨는 3년을 성실하게 다녔으나 마지막 수업료를 내지 못해 졸업을 앞둔 1962년 12월31일자로 교칙에 의해 퇴착 처분을 받았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러 부산에 정착한 김 씨는 늦은 나이지만 못 배운 한을 풀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하던 중, 거제중에 졸업 여부를 문의했더니 수업일수를 모두 이수했기 때문에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 졸업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고 마지막 수업료를 납부했다.

한이 맺힌 졸업장을 받는 날 김씨는 ‘할아버지 선배’로서 손자뻘 후배들 앞에서 “어젯밤 너무 벅차서 한 숨도 자지 못했다”며 “늦었지만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공부해 대학교 졸업장을 가지고 이 자리에 다시 서겠다”고 소감을 전해 거제중 교직원과 재학생, 가족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씨의 졸업장에는 2011년 졸업생의 뒤를 이어 12735호라는 번호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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