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예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만나다
지역 공예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만나다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2.0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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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공예협회 제2회 회원전, 다양한 작품 빼곡히 전시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각각의 자태 뽐내…닥종이·클레이·생활 공예품 '인기 만점'

지난 9일 거제문화예술회관 전시실. 제2회 거제시 공예협회 회원전을 알리는 작은 현수막이 관람객들을 제일 처음 반긴다. 전시실 입구로 들어서면 꽤 넓은 공간에 촘촘히 자리잡고 있는 다양한 공예품들이 각각의 자태를 뽐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관람객을 맞는 첫 전시품은 짙은 갈색 빛이 인상적인 다기세트. 느티나무에 옻칠을 해 완성한 다기세트는 그 자체로 단아한 품격을 내비친다. 다기세트 옆에는 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을 도자기로 형상화 한 조명등이 위치해 있다. 투각기법을 활용한 이 작품은 분청유로 마무리해 은은한 색감을 자랑한다.

자연스러운 곡선과 흙의 질감을 잘 살린 연잎사발도 인상적이다. 소박한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나면 곧바로 화려한 색감의 작품이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짙은 코발트색으로 온 몸을 휘감은 소형 테이블은 조형토를 활용해 용오름 현상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푸른 바다를 연상시키는 색감과 독특한 형상에 자연 관심이 기울여진다.

관람 동선을 따라 몸을 움직이면 우리나라 전통공예의 정점이라고 불리는 나전칠기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은 보석함과 옛 여성들의 화장대에 수놓아진 화려한 은빛의 문양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경남지역 최고 장인들의 작품이라는 설명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진다.

나전칠기의 화려함에 경탄한 후에는 잠시 추억에 젖을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닥종이 인형으로 구성된 3개의 작품은 나이든 관람객들에게 추억의 향수를 자극하게 한다.

1970년대 외갓집 풍경과 다도하는 여인들의 모습을 표현한 닥종이 공예는 종이의 푸근한 질감과 이야기가 어우러져 한편의 수채화를 보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추억 속으로의 여행을 끝내고 나면 주부들이 좋아할 만한 생활 공예품들이 전시장 한 켠을 가득 채우고 관람객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한지로 만들어진 거실장과 서랍장은 형상의 아름다움과 함께 가구의 기능적 특성까지 두루 갖춘 작품들이다. 아토피 등을 유발하는 화학적 합성물이 전혀 사용되지 않은데다 자연적인 제습능력까지 갖춰 최첨단 가구들을 머쓱하게 한다.

한지 공예 벽전등은 LED조명을 갖춰 고전적 아름다움과 함께 실용성을 도모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시장을 찾으면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길이 1m50㎝에 달하는 대형 거북선 모형이다. 전시공간 중앙 부분을 차지하고 당당함을 자랑하는 거북선은 크기에 걸맞지 않은 섬세한 표현으로 해전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 상징성을 부여한다.

비교적 크기가 작은 작품들도 눈에 띈다. 유리로 완성된 연잎모양 접시와 색동접시는 소박함과 화려한 아름다움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12간지를 형상화 한 클레이 공예는 작고 귀여운 형태와 색감으로 어린 관람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이번 공예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시물이 있다. 현재 거제시공예협회 수장직을 맡고 있는 김흥수 회장의 작품이다. 비단벌레 껍질을 이용해 완성한 '천년의 빛'은 오색찬란한 빛깔과 현란한 문양으로 관람객들의 찬탄을 자아내게 한다. 

마지막 전시공간을 채우고 있는 작품들은 폼 아트와 우드버닝 기법을 혼합해 제작된 각종 인테리어 소품들이다. 스티로폼을 활용한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모던하고 세련된 이 작품들은 착한 가격이라는 또 다른 장점까지 더해져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전통의 아름다움과 현대적 재해석의 조화. 우리 공예가 갖고 있는 진정한 힘은 전통을 간직한 채 새로움을 받아들이려는 열린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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