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고소·고발 등 각종 민원 때문에 사건사고 조사와 처리가 지연될 때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인원부족 때문에 경찰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은데 민원접수 건수가 폭주하다보니 죽을 지경입니다."
고소·고발 등 각종 민원이 남발되면서 경찰력 운용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제경찰서 경제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경제팀에 접수된 민원사건 건수는 850여건에 달한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0여건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1월에서 3월까지는 한 달 평균 60여건의 민원사건이 폭주해 정상적인 경찰업무 운용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팀 외에 강력팀과 지능팀 등 다른 부서에도 민원사건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가뜩이나 적은 인원으로 운용되고 있는 지역 경찰력에 민원사건 증가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경찰 1명이 한 달 동안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건 수는 8건.
그러나 거제경찰서 경제팀의 경우 현재 12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어 경찰 1명 당 17건 정도의 민원사건을 한 달 동안 처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근을 주 업무로 하는 강력팀 또한 밀려드는 민원사건 때문에 형사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강력팀 관계자는 "현재 4개 팀으로 운영되고 있는 강력팀의 경우 1개 팀의 인원이 5명에 불과하지만 각종 사건사고와 민원사건까지 담당해야 되기 때문에 업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각종 민원 때문에 강력팀이 처리해야 할 사건수사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민원인을 불러 처리하는 일 또한 만만치 않고 시간이 많이 걸려 업무에 지장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면서 "치안공백 상황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되도록 고소고발을 자제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 김 모(41·장평동)씨는 "현재 2급지인 거제경찰서의 1급지 승격이 요원한 상황에서 각종 고소고발사건 남발은 지역 치안력의 부재로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제고돼야 한다"며 "지역인심이 갈수록 삭막해져만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