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가 발행하고 있는 '거제사랑상품권'이 부정 유통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 상인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거제시는 상품권 이용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시정보고회에서 시는 오는 26일 오후 2시 '거제사랑상품권 경품추첨 행사'를 시청 민원실에서 한다고 밝혔다.
영세 상인을 보호하고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거제시가 2006년부터 발행하고 있는 거제사랑상품권은 지금까지 5만 매 가량이 팔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런데 이날 브리핑에서 언론이 "거제사랑 상품권이 디큐브 백화점에서 유통이 된다는 말이 있던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나?"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그러자 시 관계자는 "거제사랑상품권은 가맹점이 아니면 환전이 될 수가 없는 걸로 안다. 디큐브 백화점에서 유통이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확인 후에 회의를 거쳐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170여개 점포가 들어서 있는 디큐브백화점에서만 월평균 500만 원 이상의 거제사랑상품권이 유통되고, 유흥업소 등에서 거래되는 상품권은 규모조차 파악하기 힘든 상태라는 것이다.
이런 사실관계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거제시는 논란이 되자 뒤늦게 현장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대책마련은 뒷전인 채 홍보에만 치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거제사랑상품권의 백화점 유통 사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난 이틀 뒤인 14일, 권민호 시장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정문 앞에서 어깨띠를 두른 채 상품권 홍보활동에 나섰다.
이날 홍보활동에는 일부 공무원과 시의원 및 경제단체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여했고, 21일에는 대우조선해양 서문에서도 홍보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또 올해 처음 열리는 거제사랑상품권 경품 추첨행사가 26일 오후 2시 시청민원실에서 개최돼 총 66명에게 1,000만 원의 경품이 거제사랑상품권으로 주어지게 된다.
이처럼 거제사랑상품권 유통시장의 혼탁에도 시가 홍보활동에만 치중하는 분위기에 대해 재래시장 관계자 A씨는 "전통시장 활성화와 영세상인 보호라는 당초 취지에 맞게 상품권이 유통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 마련부터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상품권 관리와 운영 등 전반적인 사업 규정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고, 이를 위반한 개인과 업체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등의 제재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