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환경대회가 인정한 거제출신 고교생 화제
국제 환경대회가 인정한 거제출신 고교생 화제
  • 박근철 기자
  • 승인 2012.06.25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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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중 졸업 고3 김민 학생, 환경공학자를 꿈꾸는 '과학도'

△외교관 꿈 접고 과학자의 길로 나서다.

=김 군이 처음부터 과학자의 길을 택한 것은 아니다. 김 군의 원래 꿈은 외교관. 청심국제고에 진학한 것도 외교관이 되기 위한 전 단계 과정에서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기 위해서였지 과학자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김 군의 장래희망을 바꾼 건 공교롭게도 MIT(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의 '마음과 손(Mens et Manus)'이라는 모토. '모든 지식(mind)이 실제 생활에 적용 가능(hand)할 때만 비로소 그 지식이 참된 의미를 갖는다'는 이 모토가 김 군의 마음을 움직여놨다.

김 군은 "과학자는 일반적으로 전망이 불확실하고 희생이 많이 따르는 직업"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면서도 "과학자의 지식(mind)과 공학자의 기술(hand)이 절묘한 결합을 했을 때 그 영향력은 엄청나며, 사회의 다양한 부문에서 공헌을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이 있기에 과학자의 길로 진로를 바꿨다"고 말했다.

김 군은 과학이 뭘까라는 질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봤다고 한다. 김 군은 "과학은 사회고 곧 행복이다는 결론을 도출해냈다"며 "우리 사회를 이끌고, 그 속에서 전 세계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과학이라는 생각에 확신을 가지게 됐다"며 진로 변경에 대한 속내를 풀어냈다.

△각종 국제대회서 '두각'…환경공학에 빠지다

=김 군은 과학 파트 중에서도 환경공학으로 진로를 바꾸면서 환경공학에 푹 빠져 있다. 그 결과 지난달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국제 과학프로젝트 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수상했으며, 그에 앞서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20회 국제 환경탐구 올림피아드에서도 은상을 받았다.

올 1월 대전에서 열린 국제 과학창의대전에서는 환경부문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7월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2011 국제 과학엑스포에서는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1학년이던 2010년에는 12월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 청소년 물리 논문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각종 국제대회에서 상을 받았으니 국내 대회는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을 정도로 무수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김 군은 "과학 중에서도 환경공학 분야가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하다고 생각한다"며 "재생에너지의 효율을 높여 상용화하는 등 사회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부분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환경공학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어릴적부터 단기 유학으로 견문 넓혀…

=김 군은 대우초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단기 유학을 통해 '국제화'에 대비했다. 김 군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중국으로 1년, 초등학교 6학년 때 캐나다로 1년 유학을 다녀왔다.

어머니 양명희(54) 씨는 "중국은 앞으로 무한한 성장을 할 수 있는 나라여서 시야를 넓히라는 의미에서 유학을 선택했고, 만국 공용어인 영어권도 한 곳은 다녀와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캐나다로 1년 다녀오게 됐다"고 김 군의 조기 유학 배경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에피소드도 있다고. 초등학교 3학년이던 중국 유학시절에는 아직 어렸을 때지만 중국 문화를 빨리 익히기 위해 스스로 부단한 노력을 했고, 그렇다보니 심지어 잠꼬대를 중국어로 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고 한다.

캐나다 유학 때는 한달만에 리포터 수업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어눌한 한국식 발음으로 태풍이 발생한 현상을 설명하다 현지 친구들에게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양 씨는 "그런 상황에서도 민이가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과제를 수행해 내더라"며 "의기소침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오히려 친구들에게 집요하게 가르침을 받고 하는 당당한 모습이 너무 고마웠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자신감은 '나의 무기'…지나친 고집 '걸림돌'

=김 군의 최대 무기는 자신감이다.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 하나로 헤쳐나가는 게 김 군이 꼽는 '삶의 방식'이다.

현재 김 군은 그 성실성을 인정받아 학교 후배들을 대상으로 멘토링 수업도 하고 있다. 6월 둘째주 첫 수업을 했는데 반응이 좋아 김 군 스스로도 뿌듯해하며 더 많은 준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단점도 꼽았다. 김 군이 꼽은 단점은 고집이 세다는 것. 지나친 고집 때문에 일을 그르칠 뻔 한 적이 꽤 많았다고. 심지어 교사가 벅차다고 만류하는 일을 김 군은 "할 수 있다"며 덤벼들고 본다. 그렇게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그런 과정도 성장의 일부로 생각하는 게 김 군의 생활 마인드다.

20∼30년 후의 모습에 대해 상상을 해보라는 질문에 김 군은 대학교수나 환경 관련 회사를 운영하고 있을 것 같단다.

김 군은 "특별하게 이윤을 많이 창출하기 위한 회사 운영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환경기술 제공을 통해 사회의 작은 부분이라도 바꿀 수 있다면, 더욱 편리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군은 또래 친구들과 후배들에게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모든 일을 헤쳐나간다면 많은 걸림돌을 하나씩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 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성패를 결정짓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꿈과 희망과 미래를 위해 좌절과 두려움보다는 패기와 열정으로 도전하는 '젊은 과학도'의 모습에서 밝은 미래의 모습을 잠시나마 들여다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옛 담임교사가 지켜 본 김민은…
김미광 거제중앙고 교사
"중학교 때부터 천재성이 있었으나 뭐 그리 탁월할까 싶었는데 고등학생이 되더니 그 천재성을 꽃 피워 국제적인 대회라는 대회는 거의 다 휩쓸고 있더라고요."

신현중학교 3학년 때 담임을 맡았던 김미광(거제중앙고) 교사는 먼저 김민 군의 급성장에 대해 깜짝 놀랐다고 한다.

김 교사는 "솔직히 민이의 각종 대회 입상 소식은 서울이나 대도시 출신이었다면 우리나라 3대 조간신문을 휩쓸었을 만한 수상경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도권과 떨어진 거제 출신이다보니 흔한 신문에도 한번 나오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들었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중3 당시에도 김 군은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자발적이며,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이었다고 했다.

김 교사는 "공부를 하다가 잘 안되면 친구들과 농구를 즐겼다. 농구를 너무 좋아하다보니 민이가 스트레스를 푸는 최고의 방법이 친구들과의 농구 경기였다"고 회상했다.

"보기보다 유머도 풍부해 친구들과의 관계도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 뭐든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해나가는 점이 민이의 큰 장점이었다"는 칭찬도 덧붙였다.

김민 학생의 장래를 어떻게 내다보느냐는 질문에도 확신에 찬 답변이 돌아왔다. "워낙 성실한 학생이니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은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한다. 자랑스런 제자를 뒀다는 자긍심이 짙게 묻어 있었다.

김 교사는 그러면서 "25년 교사 경력 중에 만난 가장 특별한 학생이 민인 것 같다. 반드시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를 이끌어갈 천재 과학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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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합니다 2012-06-25 13:09:17
우오! 매우 유용한 기사네요!

참 자랑스럽습니다 2012-06-25 22:35:51
드디어 한국의 남단 거제도에서도 세계적인 과학자가 나올 것 같네요. 이런 기사는 자주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강미정 2012-08-10 22:14:46
미광선생님 너무 반가와요 연락 한번 주세요 010 9036 6400

이재범 2013-10-21 17:04:21
이 친구 지금 제 옆에 있어요
이런 친구인지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