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초등학생들의 로망은 바로 부모님의 학창시절이다. 부모님이 초등학교에 다닐 당시 학교종이 끝나기가 무섭게 가방을 던져놓고 놀던 모습들, 뒷산에서 열매를 따먹던 아이들, 공부할 때는 공부하고 놀 때는 확실하게 노는 그런 일상.
하지만 지금은 우리 주위의 초등학교에서 쉽게 찾아볼 수가 없는 풍경이다. 학교 종이 치면 제각기 흩어지는 아이들은 다 학원에 모여 든다. 수학 학원, 영어 학원, 피아노 학원, 태권도 학원, 웅변 학원, 미술 학원 등….
그런 초등학생들은 부모님의 초교 시절을 부러워한다. 부모님의 학창시절 소풍이야기를 들어보면 초등학교 때는 나란히 줄을 서서 만화 노래를 부르며, 학교 뒷산이나 동네에 있는 들판에 걸어서 갔다고 한다. 부모님과 노래도 부르며 춤도 추는 소풍날은 마을축제와 같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부모님의 학창시절은 도시락을 싸오는 점심시간이다. 금색 양은도시락에 담긴 계란, 김치, 멸치볶음을 친구들끼리 서로 나눠먹고 빼앗아먹고, 빼앗기고. 그런 점심시간은 초등학생들의 로망이다.
수월초 황영혜(6년) 학생은 "학원에 얽매인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고, 그나마 친구들이 있는 학교마저도 2~3권씩 문제집을 풀고 있어서 힘들다"며 "부모님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80년대에 태어났으면'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들의 이룰 수 없는 로망, 부모님의 학창시절. 아이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가슴속 아이들이 행복과 우정에 얼마나 메말라 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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