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세계조선해양엑스포 "여건 안 맞아" 무산 위기
거제에서 열렸거나 개최 예정이던 세계조선해양 관련 행사들이 줄줄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세계조선해양축제 결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2014년 개최 예정이던 세계조선해양엑스포는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꿈의 바닷길'로 관심을 끌었던 '2012 거제세계조선해양축제'는 지난 5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고현항 일대를 화려한 불꽃쇼로 수놓으며 시민과 관광객들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행사 추진단계에서부터의 적지않은 논란, 주관사인 양대 조선사의 어정쩡한 예산 출연, 허술한 행사 준비, 세계조선해양축제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은 각종 프로그램 등 곳곳에 과제만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거제시가 행사 개최를 위해 만든 세계조선해양축제추진위 운영 조례를 보면 축제 종료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축제에 수반되는 세입·세출에 대한 결산 보고서를 시장에게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제12조 재정관리).
하지만 2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난달 29일 현재까지 결산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아 축제추진위가 시 조례를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행사가 끝난 뒤 2개월 이내에 평가보고회를 개최하고 개선사항은 다음 연도 축제에 반영해야 한다(제14조 평가보고회)고 적시했지만, 아직 평가보고회가 언제 열릴 지 구체적인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정산이 늦어져 7월 첫째 주에 결산보고가 이뤄지고, 둘째 주쯤 평가보고회가 열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결산보고와 평가보고의 구체적인 일정은 추진위 회의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두관 도지사 공약사업으로 경남도가 2014년 8월 한 달간 개최할 예정이었던 세계조선해양엑스포도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달 25일 열린 거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세계조선해양엑스포 추진상황에 대한 반대식 의원의 질문에 강영호 전략담당관은 "지식경제부의 재검토 결정으로 2014년 개최가 불가능해졌다"고 답변했다.
강 담당관은 그러면서 "국제행사 개최는 공감하지만, 조선 산업의 불황 등으로 축제성 국제행사 승인을 위한 제반 여건이 맞지 않다는 것이 지경부의 재검토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지역문화관광 활동가 A씨는 "정부의 승인불가 방침으로 세계조선해양엑스포의 리허설 운운하며 추진위가 밀어붙인 세계조선해양축제가 큰 의미없이 예산만 낭비하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다음 연도에도 세계조선해양축제를 개최할 것인지는 모르지만, 실속 없는 일회성 행사라면 굳이 많은 예산을 들여 또 다시 개최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