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관광은 있으나 문화가 없다"
"거제, 관광은 있으나 문화가 없다"
  • 오민경 인턴기자
  • 승인 2012.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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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중계] 문화예술교육 기관단체 워크숍

문화·예술·교육단체 제1차 워크숍 … 전문인 포럼 결성 제안
관련 분야 사회적 기업 설립 필요성 제기, 관행적 체험학습 비판

▲ 지난 5일 거제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문화·예술·교육단체 워크숍에서 주제 발표와 함께 지정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거제시문화예술재단과 해금강테마박물관이 지난 5일 거제시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한 제1회 문화·예술·교육 기관단체 워크숍에서는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안이 쏟아져 나왔다.

'지역문화·예술·교육의 미래를 모색한다'는 주제로 열린 이날 워크숍에는 김복근 교육장, 허대영 거제시청 문화공보과 담당, 원종태 민족예술인총연합회 통영거제지부 사무국장, 원순련 신현초등학교 교감 등 각계각층의 인사와 지역문화예술인 20명이 참석해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워크숍을 주최한 김호일 문화예술관장은 개회사에서 "남해안 시대의 거점도시로서 지역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거제의 문화는 경제개발 우선정책과 중앙집권적 문화 흐름에 따라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관장은 그러면서 "이번 워크숍이 세계 최대 조선산업도시라는 경제적 위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됐다는 공동책임을 인식하고 지역문화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는 전문인들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동주최자인 유천업 해금강테마박물관장도 키노트 스피치를 통해 "(거제의 문화관광정책이)오직 자연경관에 의존하거나 일회성 볼거리에 머문다면 관광객과 관람객의 유치는 틀림없이 감소할 것”이라며 "문화·예술·교육단체들이 분야를 넘나드는 융합과 연대를 통해 새로운 문화예술, 그리고 교육을 창출할 수 있도록 포럼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박동철 거제경실련 공동대표는 "지역예술가들은 경제적인 구조에서 열악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예술이 춥고 배고픈 일이라는 관념을 버리고 경제적인 활동을 연결해 생각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연 음악 미술 등 문화예술 활동을 중심으로 사회적 서비스제공,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인 목적에서 영리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문예 분야의 사회적 기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원종태 민족예술인총연합회 거제지부 사무국장은 "거제지역의 문화예술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관광은 있으나 문화가 없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원 사무국장은 이어 "통영시의 경우 2012년 당초예산 3,800억 원 중 6%인 25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는데, 거제시는 문화예술 예산 4,500억중 0.7%인 32억 원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중 문화예술재단 출연금 18억을 제외하면 순수예산은 13억 원으로 타 지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라며 "전형적인 전시행정으로 꼽히는 조선해양축제 예산으로 문화예술촌에 투자를 하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었을 것"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유은지 해금강테마박물관 학예실장은 해금강테마박물관 운영사례를 중심으로 지역문화예술이 문화관광과 결합하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과 체험 기회 제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지정토론자로 나선 거제시청 허대영 문화예술담당은 "거제시가 인구 24만의 중형도시에 걸맞지 않게 제대로 된 공원 하나도 없을 만큼 문화시설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년도 수준의 예산을 올해 편성하고 올해 수준의 예산을 내년에도 편성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예산증액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최양희 참교육학부모회 교육홍보팀장도 섬 전체가 임진왜란 유적지나 다름없는 거제의 지리적 특성을 내세우며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을 주제로 한 역사기행프로그램의 필요성, 문화예술관광의 인적자원 구축,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 활성화 등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마지막 주제발표에 나선 원순련 신현초등학교 교감은 지역 학생들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저변확대와 수준 높은 문화시민이 되기 위한 교육을 위해서는 거제지역 문화기관 알리기, 시와 기업 메세나를 통한 문화예술활동 지원, 찾아가는 문화활동의 필요성, 거제문화예술회관과의 연계를 통한 문화예술활동 경험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지정토론자인 문철봉 거제YMCA 사무총장은 "창의적 체험학습이 관행적인데다 교실 안에서의 닫힌 체험학습이라는 비판이 있다”면서 "수혜자인 학생들 스스로 찾아가는 문화예술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발전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경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사무국장 역시 "청소년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기반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문화예술기관단체들의 다양한 콘텐츠와 아젠더 형성, 청소년 문화여가 활동을 위한 기회와 장소 제공의 필요성을 모델로 제시했다. 

워크숍이 끝난 뒤 주최 측 관계자는 "이번 워크숍을 통해 지역문화 예술인들의 네트워크를 완성하고 시민들과 만나는 기회를 넓혀 지역문화를 활성화시켜 나갈 것”이라며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니 지켜 봐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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