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버섯 도둑’ 알고보니 야생 고라니
‘표고버섯 도둑’ 알고보니 야생 고라니
  • 백승태 기자
  • 승인 2007.03.28
  • 호수 1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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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하 앞둔 버섯 마구잡이 갉아먹어 피해속출
▲ 야생 고라니.

작목반, 피해보상 및 대책 요구 진정서 제출

“고라니 때문에 올 표고버섯농사 망쳤어요.”

표고버섯재배 농민들은 고라니와 청설모 등 야생동물들이 표고버섯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바람에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거제시산림조합 표고버섯작목반(회장 윤병호) 등 지역 표고버섯 재배농가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고라니 등 야생동물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북병산과 노자산 등에서 노지 재배하는 표고버섯을 먹어 치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것.

이에 작목반은 거제시와 시의회, 산림청, 환경부 등에 피해방지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며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작목반 최민호 부회장은 “야생 고라니 등이 출하를 앞둔 표고버섯을 마구잡이로 갉아먹어 수천만원의 손해를 입고 있고, 생산량의 30% 이상이 감소하는데도 마땅한 예방책이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며 “야생동물 포획을 허가해 개체수를 조절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과 피해보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농민들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버섯 재배장 인근에 쥐를 잡는 데 쓰는 덫과 끈끈이를 설치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효과는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유해조수 피해에 대한 보상조례가 있지만 표고버섯은 포함되지 않아 실질적인 피해보상은 불가능한 형편”이라며 “표고버섯 주요 생산철인 봄·가을만이라도 재배지 인근에 대한 한시적인 유해조수 포획허가를 검토, 개체수를 줄이는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거제지역에는 동부농협표고버섯작목반을 비롯 신현농협, 연초농협, 거제시산림조합작목반 등 1백여 표고버섯 재배농가가 연간 70여톤의 건표고를 생산, 약 2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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