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리더의 '오럴 헤저드'
지역 리더의 '오럴 헤저드'
  • 거제신문
  • 승인 201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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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일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의 노동자를 비하 표현을 두고 노동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의 강력한 항의에 김 관장이 공개사과를 하는 선에서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노동자들의 심기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거제시의회의 승진 연판장 사건이 모럴 헤저드(moral hazard·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됐다면, 김호일 관장의 노동자 비하 표현은 오럴 헤저드(oral hazard·부적절한 발언)라고 할 수 있겠다.

김 관장은 임명직 기관장이다. 일반 행정도 아니고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축을 맡고 있는 공인이다. 그런 그가 노동자를 '술 마시고 떠들고 예의 없다'라고 표현한 것은 어처구니 없는 '막말'이다.

그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을 논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문화나 예술은 반드시 품위 있어야 하고 고급스러워야 하며 넥타이를 매고 관람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엄청난 예산으로 최첨단 실내공연장에서만 이뤄지는 행위도 아니다.

노동 현장에서, 때로는 마을 경로당에서, 전통한옥 마당에서 전문성이 있건 없건 누구나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것이 문화요 예술이다.

가뜩이나 문화 예술적으로 척박한 거제에서 노동자가 대다수인 거제시민들을 위해 거제문화예술회관장의 '입'만 아니라 '생각'에도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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