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겨 12권, 4부 동트는 광야를 마지막으로 덮으며 "아! 나의 조국은 이렇게도 아팠구나"라며 내가 아닌 주변을 둘러보게 했다.
지난날 식민지 역사 속에 민족의 독립을 위해 피 흘린 모든 사람들의 삶이 스치고 지금의 나처럼 "나만 아니면 돼"라는 의식으로 친일을 통해 잘 먹고 잘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 또한 스친다. 그 중에서도 악랄한 취조와 고문으로 삶을 마감해야했던 독립투사들의 행동은 눈물과 함께 가슴에 불덩이가 쏟아지는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지금은 내가 너무나 편안해서 잊고 살았던 이야기들. 언젠가 초등학교 5학년인 작은 아들 녀석에게 "통일은 왜 돼야 할까?" 질문한 적이 있다.
아들 녀석의 답이 상상 이상이다.
"엄마, 통일되면 우리가 좋은 게 뭐지?"
정말 이기적인 답변이 아닌가. 꼭 우리에게 이익이 있어야만 하는가.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통일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봤는가? 아리랑을 통해 '나'만의 의식을 잠재우고 대한민국이란 큰 산을 진정으로 보고 느끼게 됨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리랑은 민족분단의 비극이 바로 식민지시대의 결과라는 사실을 명백히 깨닫게 한다. 그리고 그 시대의 역사를 왜 바르게 알아야 하는지도 알게 한다.
다가오는 8월 24일은 딸아이의 14번째 생일이다. 이 날은 평소 딸아이가 관심을 많이 가지는 다문화 가정을 방문해 뜻 깊은 하루를 보낼까 한다.
우리가 아닌 '나'만 잘 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던 나의 삶이 단번에 변할 순 없겠지만, 이렇게 조금씩 변해 가기를 기대한다. 내 인생을 바꾼 책, 조정래 선생님의 <아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