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직장인들의 최대 고민은 ‘오늘은 어디서 뭘 먹지’다.
사내식당이 갖춰져 있는 대기업의 경우 이런 고민에서 어느 정도 ‘해방(?)’ 돼 있지만 중소 규모의 직장인들은 어김없이 찾아오는 점심시간이 곤혹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조금 맛있는 곳을 가려고하면 매일 먹는 밥값이 부담스럽고, 저렴하게 먹으려고 하면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의 고민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거제수협 맞은 편에 위치한 중앙상가에 가면 ‘다연식당(사장 고재연·57)’이라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다연식당에서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찾아보기 힘든 ‘5,000원 짜리 점심’을 만날 수가 있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가 5,000원, 그리고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다연정식이 5,000원이라는 가격표를 붙이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동태탕과 추어탕은 재료비가 좀 더 들기 때문에 1,000원이 더 붙은 6,000원이다.
고재연 사장은 “혼자서 하니까 인건비가 안 들기 때문에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일이 부대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맛있게 먹고 가는 손님들을 보면 가격을 올릴 생각은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라며 웃어보였다.
성격 좋은 고 사장 곁에는 지인들이 많아 저녁 시간대에는 가게로 찾아와 일을 거들어 주기도 한단다.

고 사장은 매일 고현시장에서 신선한 찬 거리를 사와 정성껏 그날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20년 가량의 노하우가 묻어나는 손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기 때문에 ‘5,000원 짜리 집밥’을 원하는 직장인에게는 강력히 추천할 만 하다. 식사 메뉴 외에도 아구찜, 돼지두루치기, 회무침, 낙지볶음 등 술 안주 거리도 역시 저렴한 가격에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다.
“2년 전까지 고현시장 안에서 같은 상호로 역시 5,000원 짜리 식당을 했어요. 1년 반 정도 쉬고 6월 말에 이곳에 다시 가게를 열었지요. 저녁 시간에는 간단하게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메뉴도 있으니 자주 찾아주세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에도 혼자서 식당 일을 하다보니 고 사장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마르지 않는다.
결혼을 하고 나서 고향 부산에서 거제로 옮겨와 ‘거제 아지매’가 됐다는 고 사장. 호탕하고 넉살좋은 ‘부산 아지매’의 모습에 인정 많고 정감있는 ‘거제 아지매’의 얼굴이 순간 겹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