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조선해양축제 투명성 논란은 현재진행형"
"세계조선해양축제 투명성 논란은 현재진행형"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2.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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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행정정보공개 청구한 거제에코투어 김영춘 대표

△이번 축제와 관련해 거제시에 정보공개 청구를 하는 등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 8월22일 현재까지 2건의 정보공개 청구를 거제시에 했다. 원래라면 한 번에 끝날 것이었지만, 처음 시에서 보내온 자료가 너무 허술해 다시 정보공개 청구를 요청한 상태다.

7월16일 처음 한 정보공개 청구는 이번 축제에 대한 자세한 수입과 지출내역이었다. 하지만 시에서는 언론 등에 알려진 평가보고서만 제출했다. 화가 나 시청 담당자에게 따졌더니 축제추진위원회 등에서 자료를 주지 말라고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번 축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인데, 시각이 너무 부정적인 것은 아닌가?

= 그렇지 않다. 안타까움의 발로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지역 관광분야에 몸담고 있으면서 행정 등에 끊임없는 제언을 해왔다. 이번 축제만 해도 그렇다. 조선과 해양, 관광은 앞으로 거제시가 추구해 나가야할 목표점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역으로 본다면 가장 적절한 미래성장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축제는 단어만 가져다 붙였지 조선, 해양, 관광에 대한 모든 것이 결여된 행사에 불과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의 발전 여부를 따지자면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축제임에도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진 것을 볼 때 너무 아쉽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다고 이야기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인가.

= 축제 자체가 뜬금없이 나왔다. 여수세계엑스포 개최를 등에 업고 기획한 세계범선축제가 엎어지자 이름만 바꾸고 축제를 강행한 것이다.

대운하 사업이 여론의 뭇매를 맞자 4대강 사업으로 명칭만 변경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미 하겠다는 생각을 굳힌 뒤 필요한 것을 짜깁기하는 행사가 올바르게 진행될 리 만무하다.

축제 준비기간도 너무나 짧았다. 수십억원의 돈이 투입되는 행사라면 그에 걸맞는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채 몇 개월도 되지 않아 모든 것이 졸속으로 처리돼 버렸다.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도 없었고 시민단체와의 의견 조율도 물론 전무했다.

행정에서는 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시민의견을 묻는다며 배너를 올렸지만, 이는 축제 개최가 결정되고 난 뒤의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이러니 제대로 된 축제가 될 수 있었겠나.

축제 주관사의 어정쩡한 태도도 역시 문제였다. 행정이 삼성과 대우 양대 조선소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축제를 추진해 나가다보니 축제 준비기간 동안 이들 양대 조선소가 취한 태도는 '강 건너 불구경' 수준과 다를 바가 없었다.

△축제가 마무리 된 시점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제기하는 것은 너무 늦지 않았나?

= 그렇지 않다. 지금에라도 철저한 사후평가를 통해 문제점을 바로 잡아야 한다. 이번 축제에 투입된 예산이면 '바다로세계로' 행사를 10년 동안 계속해도 남을 돈이다.

조선해양축제의 격년제 개최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축제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바로잡지 않고 넘어간다면 두 번째, 세 번째 축제 때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축제 평가보고서가 나온 뒤에도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입 예산 대비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행정은 축제와 관련한 백서를 발간한다고 하는 등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이번 축제의 핵심적인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시의회 의원이 추진위원장을 맡은 것부터 잘못된 것이다. 또 거제시의 행사인데도 추진위원회를 따로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실제 집행부를 견제해야 하는 시의회가 이번 축제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추진위원장은 이번 축제에 정치적 생명을 걸었다고 공언했다.

뒤집어 생각해 본다면 개인의 정치적 생명을 위해 축제를 밀어붙인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후원금을 낸 업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왔다. 다소 거친 표현이지만 상인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것과 진배없는 상황이 벌어졌던 것이다.

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것과 대비해 너무나 허술한 프로그램은 이번 축제를 아마추어적인 행사로 전락시킨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몇몇 사람들의 머리에서만 나온 아이디어로 축제를 밀어붙이다 보니 자연스레 나타난 결과물인 것이다.

△시민단체에서도 조만간 성명서를 낼 것으로 알고 있다.

= 이달 안으로 성명서 발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안다. 시민단체 또한 이번 축제 개최의 각종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뒤늦게 축제 개최를 알았다고는 하지만 행정의 일방적인 독주를 견제하지 못한 책임은 분명하다.

이제라도 엄정한 사후평가를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본다. 시민단체에 몸을 담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이번 축제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는데 주력해 나갈 생각이다. 잘못된 부분을 무작정 감추려는 것은 또다른 화를 자초하는 지름길이다. 진정한 세계조선해양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 있더라도 올바른 방향을 위해 나아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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