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형 태풍 '볼라벤'에 이어 '덴빈'이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갔지만, 거제지역에는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지난 27일 거제에 상륙한 제15호 태풍 '볼라벤'은 평균 9.5m/s의 강한 바람과 함께 최대 26mm의 비를 내렸다.
거제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의하면 28일 오전 사등면에 26mm의 많은 비가 내렸다. 고현을 비롯해 상문동과 하청면은 24mm, 그 밖의 지역은 20mm 이내의 강우량을 보였다.
그러나 장승포 지역은 8.0mm로 가장 낮은 강우량을 나타냈고, 외포(10mm)와 남부면(11mm) 지역도 큰 비는 내리지 않았다.
다만 거제지역에도 평균 풍속 9.5m/s의 강한 비바람으로 이날 하루 62개 전 학교가 휴업에 들어갔으며, 많은 선박들이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해 고현항 등으로 피항했다.
특히 선주사에 인도를 앞두고 있는 삼성중공업 2척과 대우조선해양 3척 등 5척의 선박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동해안으로 옮겨졌다.
이 밖에 장목면 지역 1,800여 가구에서는 정전사태가 발생해 1시간 30분가량 전기 공급이 끊기고,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앞 등 일부 지역에서 가로수가 피해를 입었다.

하루 뒤인 30일 거제에 도착한 덴빈 역시 최대풍속 13.6m/s의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내렸다. 덴빈은 이날 연초면 20mm를 비롯해 고현동과 상문동 19mmm, 하청면 18mm, 사등면과 옥포2동 17mm 등의 많은 비를 뿌렸다.
그러나 볼라벤에 대비한 사전 준비로 아무런 피해 없이 30일 오후 거제를 벗어났다.
시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태풍경보로 비상근무를 하면서 선박 피항조치, 해안 저지대 마을 안내방송, 재해 예·경보 시스템을 통한 태풍피해 상황 파악 등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절개지 등 산사태가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선 부직포를 덮고 공사현장의 경우 물길을 돌리도록 조치했고, 시가지의 도로 침수 등에 대해선 배수가 안 돼서 일어나는 문제이기 때문에 양수기를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두 차례의 큰 태풍에도 피해가 전무하다시피 한 것은 무엇보다 주민들의 출저한 사전 대비가 있었기 때문.
어선을 소유하고 있는 김모(53) 씨는 "태풍 매미가 온 뒤로 대형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배를 피항시키고 단단히 묶어 바다로 떠내려가거나 침몰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원인 조모(28) 씨는 "우리 집은 태풍이 올 때마다 신문지를 유리창에 붙여놓는다"면서도 "그런 것보다 집 뒤에 바로 산이 있어 행여 무너지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