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선생 기념사업회와 유족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장준하 선생 의문사 범국민진상규명위원회'(가칭)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참여하기로 하면서 정치권에 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서울지역 한 언론은 지난달 27일 김 전 대통령이 범국민진상규명위의 발기인 중 한 사람으로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사업회 측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김 전 대통령이) 기념사업회 측과 논의를 마쳐 참가를 결정했다"면서 "장 선생의 장남 호권(63) 씨도 민주화를 이끌었던 김 전 대통령이 진상규명에 동참하게 된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범국민진상규명위 준비단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을 비롯한 민주화 원로인사와 시민 등 1,000여명의 지원으로 조직 구성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11일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 경기지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박근혜 후보를 '칠푼이'라고 부르며 맹비난한 바 있다.
이는 지난 4·11총선 당시 새누리당 후보 공천 과정에서 아들 현철 씨가 탈락한 데 따른 앙금과 함께, 평소 박정희 전 대통령을 '독재자'로 불렀던 소신이 결합된 이유 때문으로 풀이됐다.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22일 상도동을 예방했을 당시에도 김 전 대통령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형식적인 악수만 나눈 뒤 간단한 환담을 마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김 전 대통령이 이번에 장준하 선생 의문사 진상규명위에 발기인으로 참여한 것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발생한 의문사에 대한 진실규명 의지와 함께, 박근혜 후보를 간접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